오는 10일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관건은 청년들의 표심이다. 어떠한 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른바 ‘스윙보터’로 분류되는 2030 청년들의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청년 무당층 비율은 20대 10명 중 4명, 30대 10명 중 3명꼴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 2030 청년들의 표심이 주목되는 이유다.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당과 야당, 제3지대의 신당들까지 애를 쓰고 있다. 지난 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하며 “나라의 미래는 청년에게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전 중구 은행 선화동 투표장에서 카이스트 학생들과 사전투표를 하며 “젊은 과학도들을 위해,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포기하지 말고 투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각 정당은 청년들의 표심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들 세대에게 구애를 이어갔지만, 청년들의 마음이 흔들릴지는 의문이다. 투표 의향이 가장 적은 세대는 2030세대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서 1511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회의원 선거 관심도 및 투표 참여 의향 항목에서 만 18세~29세의 연령층의 비율이 가장 낮았으며 30대가 다음으로 낮았다. 투표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이유에 대해 만 18세~29세 유권자층은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가 47%로 가장 높았다. 30대 유권자층에서는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어서'가 36%,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가 14.8% 순으로 높았다 정치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더 많은 ‘청년정책’이 필요 왜 만 18세~29세 연령층의 유권자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을까.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았다. 대학에서 경영정보학을 공부하고 있는 유모씨(24·남)는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유에 대해 “뽑아도 체감되는 정책이 없어서 허울뿐이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외식경영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이모씨(23·여)는 청년정책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청년에게 도움되는 정책이 많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소재공학을 공부하는 대학생 김모씨(21·남)는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봤자 어차피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서 큰 관심을 안 둔다”고 대답했다. 이번 총선, 각 당이 내세우는 청년정책은? 20대 대학생들은 ‘현재 필요한 청년정책’이 적어서 정치에 관심을 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각 정당은 이번 총선에서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층을 겨냥한 핵심 공약으로 ‘월 3만원 청년 패스’ 공약 및 ‘대학기숙사 5만호 공급’을 내세웠다. ‘월 3만원 청년패스’는 현행 수도권 광역 교통망에 포함된 전철과 버스를 추가 요금 없이 무제한으로 환승이 가능한 정액제 패스이다. 또 ‘대학기숙사 5만호 공급’ 공약은 공공건물과 폐교를 활용해 월 20만원 대 대학기숙사 5만호를 공급하는 정책이다. 국민의힘은 국가장학금 및 근로장학금의 수혜 범위를 확대하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 대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선보였다. 소득 상위 20%를 제외한 모든 대학생에게 국가장학금을 제공하는 방안으로, 중산층까지 국가장학금 지급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녹색정의당은 학자금대출 전액탕감, 청년 주거수당 지급, 전세 사기 피해자 구제 등을 청년 공약으로 내세웠다. 새로운미래는 청년생애첫든든통장, 기회금융통장 등 일하는 청년의 목돈 마련에 집중하였다. 청년생애첫든든통장은 연간 납입한도 600만원의 저축통장으로 이자가 5~6%, 2년 만기시 4% 저축장려금을 지급한다. 기존의 청년도약계좌는 만기가 5년이지만 청년생애첫든든통장은 만기가 2년으로 짧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회금융통장은 300만원 상당의 소액 대출 통장을 발급해 주는 정책이다. 단 혜택을 받기 위해선 금융 및 재무관리 교육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조국혁신당은 토익(TOEIC) 등 어학 시험 유효기간 5년 연장을 민간기업 채용에도 적용하고 한국사능력시험 등 자격증 시험 유효기간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윤모씨(24·여)는 “국가장학금 및 근로장학금의 수혜 범위 확대와 같은 공약이 실현만 된다면 굉장히 뜻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씨(23·여)는 “여러 정당이 내세우는 공약 중에 청년 공약의 비중이 크지는 않은 것 같다. 청년들을 생각하는 공약들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모씨(24·남)는 “정당들이 청년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청년층의 연결고리를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2030세대는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연령층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청년 세대들의 표심을 사로잡고 정치적 무관심을 줄이기 위해선 정치권이 청년을 생각하는 정책들을 많이 세워야 한다는 게 청년들의 의견이다.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을 줄이기 위해서 먼저 정치권의 '청년 무관심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에 대해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해서 국회에서 청년들을 위해 신경도 안 써주면 자업자득이다.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파는 게 삶의 이치다. 정치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신경 써야 할 문제는 많다. 지금의 청년 문제는 그 뒷순위에 있는 듯 보인다. 청년들은 그 우선순위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청년층이 먼저 정치에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정치권과 청년의 연결고리가 지금보다 강해지기 위해서 말이다.
지난 29일 가톨릭대학교 제32대 총학생회 재선거 투표 결과 선거운동본부 ‘파도’ 정재민(사회과학대·18) 정후보와 최어진(공과대·21) 부후보가 당선됐다. ‘파도’는 실투표수 3,998표 중 찬성 3,953표, 반대 17표, 기권 28표를 얻어 98.8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초 이번 선거는 개표가 예정됐던 지난 25일 오후 6시 30분까지 투표율 미달로 투표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됐다. 이후 29일까지 투표율 51.44%를 기록해 개표 요건이 달성됐다. 이번 선거는 3월 31일까지 이의제기기간을 거쳐 당선이 확정될 예정이다.
제32대 총학생회 보궐선거에 총학생회 ‘파도’ 선거관리본부 (이하 선본)이 단독으로 등록했다. ‘파도’ 선본의 정재민 정후보 (사과대·18)와 최어진 (공과대·21) 부후보는 340명의 추천을 얻어 후보등록 요건을 충족했다. 선거관리본부 ‘파도’의 정재민 정후보와 최어진 부후보를 만나 정책자료집 및 출마소견서 등에 제시된 공약을 검증하고, 학우들이 주목할 만한 사안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Q. 선거운동본부 ‘파도’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정재민 : 가톨릭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재학 중인 18학번 정재민입니다. 선거운동본부 ‘파도’의 총학생회 정후보이기도 합니다. 작년부터 학생 자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사회학과 학생회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어진 : 가톨릭대학교 공과대학 정보통신전자공학부 재학 중인 21학번 최어진입니다. 선거운동본부 ‘파도’의 총학생회 부후보이기도 합니다. 정보통신전자공학부 학생회 활동을 시작해 학생회 홍보부장, 총무부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정재민 : ‘파도’는 바다의 이는 물결 외에도 맹렬한 기세로 일어나는 어떤 현상과 강렬한 움직임을 뜻합니다. 코로나-19로 무너진 학생자치를 살려보고, 다시 함께 일어나 보자는 의미와 목표를 담아 선거관리본부의 이름을 ‘파도’라 짓게 됐습니다. Q. 가톨릭대학교 제32대 총학생회 보궐선거에 출마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정재민 : 제가 출마하게 된 이유는 작년 한 해 동안 사회학과 학생회장, 사회과학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학생자치에 몸담았던 경험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단과대 학생회와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는 상태에서 비대위 체제로 운영이 되고 있었습니다. 학과 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가 상위 단위의 업무를 떠맡는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또 학내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주체적으로 해결할 주체가 없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모습을 보았습니다.이처럼 제가 학생 자치를 겪으며 느꼈던 아쉬웠던 경험을 총학생회에서 해결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커 출마하게 됐습니다. 최어진 : 정보통신전자공학부 학생회 생활을 3년간 하면서 느꼈던 점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활동들이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학내 활동을 통해 부족했던 교내 활동을 채워가고자 출마하게 됐습니다. Q. 2022년도에는 총학생회 후보가 등록됐지만 투표율 미달 때문에 선출되지 못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학생자치에 관한 관심이 식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총학생회 후보자로서 학우들이 학생자치에 관심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할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정재민 : 2022년도 32대 총학생회 선거 때 투표율이 저조해 후보가 선출되지 못했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선 현장 유세를 열심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우리 대학에서 학생 자치 활동이 아직 크게 발전하지 않아 선거에 관한 관심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저희를 알리고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또 이번에는 투표가능한 재학생이 약 8000여명인데 유학생들이 600명이 넘어갈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학생들한테도 정책과 공약 등을 알릴 수 있게 영어와 중국어로 된 포스터들을 부착하고자 합니다. Q. 현시점에서 ‘파도’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학내 현안은 무엇이며, 해결을 위한 어떤 공약을 펼칠 것인지 궁금하다. 정재민 : 학교와 학생 간의 소통의 어려움이라 생각합니다.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학생들의 요구사항들이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파도’가 생각한 해결책은 ‘총장과의 간담회’입니다. 총학생회장과 총장만이 만나는 간담회 형태가 아니라, 일반 학우들도 참여할 수 있는 간담회를 정례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자 합니다. Q. 파도’가 가톨릭대학교 학우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책발전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가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 1~3순위를 뽑는 문항이 있었다. 학생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한 문제는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는 방안/공약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최어진 : 정책발전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한 문제는 교육문제입니다. 제가 소속된 공과대학의 사례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컴퓨터정보공학과가 제1전공임에도 전공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사례가 많고, 교수 1인당 담당 학생 수가 다른 학교에 비해 8명 정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정 과목의 분반이 부족하고 교육 기자재가 미흡해 실습 및 실험활동을 할 때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필수 이수 강의를 원활하게 수강하지 못하는 점이 문제로 많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교원 충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원 충원은 오랜 논의가 필요한 의제이기 때문에 우선 전공필수 강의를 대상으로 강의를 늘려달라고 요청할 계획입니다.Q. 교육 분야 공약에서 ‘장학요건 완화 및 실용성 제고’를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장학요건에 있어서 학우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이를 어떻게 완화해 실용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재민 : 교내 장학요건의 경우 현재 많은 학우분이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계시는 사항입니다. 물론 이미 충분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희는 실효성 없는 장학요건이 장학 수혜를 받는 것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기숙사비 지원과 같은 장학 혜택이 점차 축소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들을 세우겠다고 학우 분들께 약속드립니다. Q. 이번 학기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강신청이 서버 문제로 연기돼 학우들이 불편함을 겪은 사건이 있었다. ‘파도’는 이 사건을 알고 있는지,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궁금하다. 정재민 : 본 문제에 대해 ‘파도’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총학생회 후보로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해결책을 내놓는 것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당선이 된다면 학우들에게 본 문제에 대한 충분한 실태 조사를 하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버 증설 및 시스템 개편 요청 등의 방안 등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Q. 교학협의체 구성, 총장 직선제 등 학생사회에 해결이 필요한 의제들이 몇 년간 꾸준히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파도’는 이러한 의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지 궁금하다. 정재민 : 1년마다 구성원이 달라지는 학생회의 특수성, 그리고 재선거에 출마하기 때문에 당선되더라도 임기가 8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파도가 산적한 의제들을 모두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교수협의회, 교원노조, 대학본부 등과 논의 테이블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꾸준한 노력으로 학생사회 의제들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총학생회가 비대위 체제로 3년간 부재한 상태다. 대학 본부와의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최어진 : 비대위 체제로 인해 대학 본부와의 소통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2년에 비대위의 노력으로 총장과 비대위원장 간의 면담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파도’에서는 핵심 공약으로서 대학 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상설 협의체를 구성하고자 합니다. 협의체에는 가능한 총장님이 참여하실 수 있도록 하겠지만, 어렵다면 학생처장님과 함께해 피드백이 빠르게 나올 수 있는 형태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Q. 문화 부문 공약에서 문·이과 체육대회 및 단과대 E-스포츠 단과대 교류전, 농촌체험봉사활동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할 가능성과 예산 등에 있어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최어진 : 참여율의 경우 해당 공약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올해 편성 예산이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한 많은 제휴와 수익사업을 통해 예산을 확충하겠으나, 일부 활동에서는 불가피하게 참가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Q. 복지 부문에서 ‘학내 교통편의 증진’을 공약했다. 학내 교통편의 증진을 위해 ‘파도’가 마련한 공약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하다. 정재민 : 셔틀버스 재추진, 마을버스 교내 진입 요청, 귀향 버스 크게 3가지로 구성했습니다. 셔틀버스는 과거 진행된 학생복지정책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또 미카엘관이나 학생미래인재관에 버스 정거장을 신설해 교내에 마을버스가 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자 합니다. 귀향버스 역시 과거에 진행되었던 사업입니다. 설, 추석 연휴를 전후로 하여 학우들을 대상으로 지역별 수요를 조사해, 이를 바탕으로 요금을 받아 전세 버스를 대여할 예정입니다. Q. 복지 부문에서 ‘학내자치공간 개선 요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강의실 및 기숙사 시설 확충에 대한 학우들의 목소리가 크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있으신지 궁금하다. 최어진 : 학교시설 문제에 있어서 강의시설과 학생자치공간의 부족, 교육시설의 노후화 등의 문제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내 교육시설 및 자치공간과 관련된 현황 등을 조사해서 학교 측에 추가적인 시설 확충 및 보완 등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다만 시설 확충의 경우 우선 학교에 학생자치공간의 추가적인 배정을 요구할 예정이지만 현재 교내는 강의시설이 부족할 정도로 포화 상태라 추가로 할당받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시설 재분배는 교내 학생자치단체 모두가 영향을 받는 사항이기에 추후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정재민 : 기숙사는 거주하고 있는 학우들을 대상으로 생활환경 전수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제보받은 문제들은 기숙사 운영업체에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예정입니다. Q. 인권 및 안전 공약에서 ‘부당 학칙 개정 요구’를 공약했다. ‘파도’가 생각하는 부당 학칙이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궁금하다. 정재민 : 학교 학칙 제22장 학생활동 제89조에 총학생회를 총장이 해산시킬 수 있다는 규정이 존재합니다. 또 일부 조항에 학생회 간부의 자격 기준을 제한하는 내용을 명시하는 등 학생 활동에 과도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시대적인 학칙은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칙에 명시된 ‘민주주의 가치에 따른 독립적 학생사회 건설을 추구한다’는 것과 상반된 모습을 보입니다. ‘파도’에서는 이런 학칙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학생 활동을 제한하는 현행 학칙들을 전수조사하기 위해 관련 TF를 구성하고자 합니다. 내용이 개선된 개정안을 기획처에 전달해 대학평의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Q. 총학생회칙 및 선거세칙 개정을 공약했다. 이는 세칙의 여러 조항들을 학우들과의 공청 과정을 통해 개정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재민 : 지속 가능한 학생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개정하자는 목적이 크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총학생회칙 규정이 엄격한 측면이 있지만 정작 징계에 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서 과거에 문제가 발생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또 현재 외국인 유학생한테 개인정보 동의나 선거 방법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유권자로서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또 선거 투표율이 50%를 넘어야 개표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학교에 비해서 다소 불합리한 조건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선이 필요한 여러 부분을 공청회를 진행해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 개정 안건으로 올리고자 합니다. Q. 학내언론은 학교와 학우들을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한다. 학내언론(가톨릭대학보, 교육방송국 CUBS, 영자신문사 CUF, 성심교지, 가대알리)와 활발히 소통할 의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정재민 : ‘파도’는 다양한 학내현안을 학우들과 공청회라는 공론장을 마련해 소통하고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학 본부에 알리고자 합니다. 그렇기에 공론장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학내언론이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파도’의 공약에서도 교내 TV 방송 할당 요구도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어진 : ’파도’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내 언론은 학교 내의 현안들에 대한 이슈를 다루고 학우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에 ‘파도’는 학내 언론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Q. 학내언론을 넘어 학우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교두보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소통하실 의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정재민 : ’파도’는 학우들과 소통하는 지속 가능한 학생회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립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우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학과 학생회와 적극적으로 만나 학교와 학과 내 현안을 듣고 소통하고자 합니다. 특히 공청회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총학생회 유튜브 활성화, 총학생회 홈페이지 및 청원제도를 다시 운영해 학우들을 위한 다양한 소통창구를 만들 것입니다. 또 현장에서 직접 만나 뵐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Q. 총학생회 ‘파도’ 선본에서 학우들에게 어필하고 싶은 정책과 비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정재민 : ‘파도’의 소통 분야에 있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학생자치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총학생회의 존재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도’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학생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대변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최어진 : 저는 ‘파도’의 교육 분야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파도’는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전공필수과목의 강의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대학 측에 건의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계절학기를 듣거나, 졸업을 늦추는 등의 학우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Q. 총학생회 ‘파도’는 어떤 학생회라고 불리고 싶은가. 정재민, 최어진 : 가톨릭대학교 학우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학생회로 불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가톨릭대학교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정재민 : 지금까지 가톨릭대학교를 행복하게 잘 다녔습니다. 대학에서 마지막 6년 차를 보내고 있는데, 내가 속해 있던 이 공동체에게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출마하게 됐습니다. 부족한 점도 있지만 학우들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어진 : 출마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총학생회의 부재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학생들이 원하는 부분과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모두 총학생회를 통해 채워나가고자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힘이 닿을 수 있는 데까지 계속 도전하면서 이뤄내고 싶습니다. ‘파도’는 2시간 동안의 인터뷰에서 ‘학생 자치를 파도처럼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학생과 학내언론이 함께하는 학내현안 공청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정리해 학교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18시 30분 김수환관 K267에서 총학생회 ‘파도’와 약학대학 ‘가온’의 공청회가 제45대 가톨릭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최로 열릴 예정이다. 가톨릭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스타그램 계정(@cuk_vote)에 있는 링크트리에 있는 구글 폼을 통해 사전질문을 남길 수 있으며, 선거 일정 및 관련 공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고자 한다면 ‘학생 선거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동의’(이하 개인정보 동의)에 참여해야 한다. 개인정보 동의를 하는 방법은 아래에 있는 기사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련 기사 : 가톨릭대 학생자치기구 후보 추천과 투표 참여 어떻게 하나요? 선거운동 기간은 3월 24일(일) 자정까지다. 본 투표는 3월 25일(월)부터 27일(수)까지 3일 간 진행될 예정이다. 권민제 기자writming0314@gmail.com
2024학년도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재선거 선거 투표 기간이 오는 29일 18시 30분까지로 연장됐다. 제45대 가톨릭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칙 제209조 제2항 '투표율이 회원 수의 과반수 미만일 시에는 연장투표를 이틀 이내로 실시한다'에 의거해 가톨릭대학교 투표 기간을 2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27일 18시 기준 총학생회 재선거 투표율은 37.37%이며, 학생 수로는 290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본교 총학생회 선거 투표는 투표율이 50%, 총선거권자 3886명을 넘어야지만 선거가 유효하다. 한편 가대알리는 지난 25일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선거 참여방법' 특집 기사를 가톨릭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게시했다. 관련기사 :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선거 참여방법' 권민제 기자writming0314@gmail.com
대학알리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이하 대언넷)가 공동 주관하는 ‘대학언론인 아카데미 시그니처 코스 5기’가 3월 12일부터 26일까지 3주간 진행된다. 대학언론인 아카데미는 대학언론인과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생을 위해 무료로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그니처 코스 5기는 선거 보도와 데이터 시각화를 위한 구글 이니셔티브 교육으로 이뤄진다. 최영준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 티칭펠로우가 3주간 진행하는 교육은 다음과 같다. △1주차 선거 보도를 위한 디지털 도구 활용법1 : 검색데이터 분석법, 시각화 기법 △2주차 선거 보도를 위한 디지털 도구 활용법2 : 고급검색법, 팩트체크 기법 △3주차 구글 어스, 지도 활용 비주얼 스토리텔링 : 지리데이터 기반 스토리텔링 등이다. 한편 김규민 대학언론인네트워크 의장은 "이번 아카데미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학 언론인들이 선거 보도를 올바르게 하기 위해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글 교육 이외에도 '대학언론인으로서 선거를 바라보는 올바른 태도'에 대한 특강도 준비 중에 있다"며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대학알리 기하늘 대표는 “이번 강의는 대학언론인 및 언론인 지망생들이 선거 보도를 넘어 데이터를 기사에 잘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3월 둘째 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3주간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는 모든 강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학언론인 아카데미 시그니처 코스는 대학생 혹은 대학언론인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수강 희망자는 수강생 개인이 신청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대언넷 홈페이지에서 수강 신청할 수 있으며, 교육 진행 중에도 신청이 가능하다. 단, 3월 26일 오후 12시에 신청을 마감한다. 자세한 설명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대학언론인 아카데미 5기 링크
또다시, 위기 대학언론은 ‘또다시’ 위기다. 누군가는 대학언론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냐며 조소하겠지만, 만드는 이와 읽는 이, 두 집단 모두에게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이 시점이야말로 진정한 대학언론의 위기 상황이라 부를 수 있지는 않을지. 대부분의 대학언론에서는 스스로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 증가로 인한 대학언론의 경쟁력 감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일반학생의 학보사 관심 감소, 이로 인한 대학언론 지원자 감소의 악순환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가속화된 인터넷 보급 증가, 2010년대 이후 가속화된 스마트폰 보급 증가가 현재까지도 대학언론의 쇠퇴 진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은 결국 대학언론을 만들어나가는 이들도 모르게 대학언론의 한구석이 곪아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은 아닐지 의문이 든다. 대학알리 기획 4부작 “대학언론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대학언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룬다. 이번 2부 기사에서는 전례 없는 위기론을 마주한 대학언론의 오늘, 즉 대학언론이 현재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려 한다. 이러한 문제는 현실에서 동떨어지지 않았을 뿐아니라 대학언론의 현주소이고, 이를 시사하고자 전직 대학언론인의 인터뷰를 추가했다. 부디 이 짧은 기사가 많은 이들에게 대학언론 위기의 진정한 원인을 잠시나마 고민할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위기를 분석하다 이제 대학언론의 위기는 말뿐이 아니다. 전국 대학언론 전·현직 간부들이 모여 만든 단체 ‘데드라인’의 2016년 실태조사 결과 10인 이상의 학생기자가 활동하는 대학언론기구는 50.6%에 불과했으며, 20인 이상의 학생기자가 활동하는 기구는 9.2%에 불과했다. 적은 인원은 자연히 발행 위축으로 이어졌다. 한 학기에 6회 이상 발행되는 신문은 46%, 11회 이상 발행되는 신문은 8%에 그쳤쳤다. 또 대부분의 대학언론 자체 설문에서 70% 이상의 학생이 대학언론을 알고는 있으나 직접 읽어본 적은 없다는 답변을 남겼다. 대학언론의 위기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지난 칼럼에서 대학언론은 1990년대 민주화 운동의 축소를 계기로 점차 전문기자와의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서술했다. 여기에 1997년 IMF로 인해 취업난이 더해지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학보사의 지원자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2000년대에 들어선 이후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도입으로 대학언론의 필요성마저 줄어든 것이 그 시작점이었다. 그러나 이를 과연 대학언론의 근본적인 위기 원인으로 제시할 수 있을까? 대학언론과 기성언론의 경쟁은 민주화 운동에서 시작된 기성언론 검열이 아니었다면 성립될 수 없었으며, 애초에 독자들이 대학언론에게 기성언론과 같은 보도 수준을 원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IMF는 학보사뿐 아니라 전체 사회가 함께 겪은 사건이었다. 또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도입 역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 거대한 변화였다. 이 일련의 상황을 모두가 함께 겪었음에도 왜 대학언론만이 수십 년째 위기론에 시달리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원인을 고찰하다 대학언론, 그중에서도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학 내 언론(학보사)이 가장 많은 마찰을 겪는 대상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독자?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대학언론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관심이 하루가 다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와의 마찰은 기대하기 어렵다. 동료 기자? 아젠다 설정의 차이, 기사 작성 방식의 차이가 그러한 마찰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대학언론인은 입을 모아 대부분의 마찰이 아이러니하게도 ‘대학’과 발생한다고 이야기한다. 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대학언론은 일반적으로 총장 직속 편재로써 학교 부속기관으로 분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앞선 데드라인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언론 중 총장 직속으로 편재된 대학언론은 54.7%이며, 학생처 소속(16.3%)과 홍보처 소속(10.3%)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소속된 단체로부터 운영 비용을 지원받거나 공로장학금을 수여받는다. 학교의 산하 기관이라는 점, 그리고 학교의 예산을 사용한다는 점,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대학언론이 대학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이유는 충분하다. 특정 대학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대학독립언론도 사정이 나은 편은 아니다. 2010년대 무렵 몇몇 대학독립언론은 대학 내에서 활동하면서도 대학으로부터 편집권 독립을 이루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고 이들은 인력난과 자금난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광고 수익, 크라우드 펀딩, 후원 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수익 창출 경로에 비해 재정은 항상 불안정했고 기자들의 사비로 많은 부분을 해결해야 했다. 결국 2010년대의 대표 대학독립언론으로 제시되던 국민대학교 <국민저널>, 성균관대학교 <고급찌라시>, 성신여자대학교 <성신퍼블리카> 등은 전부 5년을 넘기지 못한 채 정간 혹은 폐간을 결정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대학독립언론 역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대부분 폐간하는 결과를 맞았다. 추측이 확신이 되다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언론 검열이 있어”라는 말을 시작으로 그들의 노력이 바래질 위기라면, 지금이 서울 소재 한 대학의 학보사 출신 A 양의 인터뷰가 필요할 때가 아닐까 싶다. 학교로부터 두 번의 기사 편집을 당한 뒤 학보사를 그만두었다는 그녀의 지난 과거는 대학이 대학언론을 검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듯했다. Q. 과거 소속되어있던 대학언론을 소개해달라. A.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교내 학보사 중 교지편집위원회의 기자로 활동했다. 교내신문사와는 달리 교지편집위원회는 학내,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모아 한 학기에 한 번 책 형태로 발간한다. 교지편집위원회는 타 학보사에 비해 발간 주기가 길기 때문에 주제 선정이나 기사 작성 과정에서 기자의 재량이 중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학기 중에는 해당 호의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적합한 개별 기사 주제를 선정하여 기사 계획서 형태로 제출한다. 언론사 담당 교수의 승인을 거치면 방학 기간 기사를 작성하고 매주 자체 피드백 회의를 통해 내용을 검토한다. 기사가 모두 완성되면 다시 한번 담당 교수 피드백을 진행한 뒤, 교지편집위원회에 소속된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통해 이를 하나의 테마로 엮인 교지로 완성한다. Q. 어떤 편집권 침해를 경험했는지. A. 두 번의 편집권 침해가 있었다. 첫 번째는 본교 모 학과의 전임교수가 부재할 위기에 놓여있어 이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고자 했다. 교지편집위원회는 기사 계획서의 중요성이 높기 때문에 당시 타 학교에 유사한 상황이 있었는지 조사하거나, 과 학생회장과의 인터뷰 질문을 미리 계획하는 등 굉장히 자세하게 계획서를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언론사 담당 교수 검토 역시 문제 없이 진행되었고, 타 대학 사례를 조사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는 조언까지 받았다. 그러나 해당 기사는 출간 직전 교수 검토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기사를 교지에 실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두 번째도 비슷했는데, 교내 노동자 시위와 더불어 노동자, 소외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의 권리를 증진하고자 활동하던 학생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다룬 기사였다. 학교 입장에서 민감한 소재임을 모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단순히 시위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이전까지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이로부터 기인한 학생자치활동을 중심으로 다룬 기사이기에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고, 관련된 내용을 전부 기사 계획서에 상세히 담았다. 기사 계획서 검토 당시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계획서를 승인받았고, 3명의 기자가 함께하는 큰 학내 기사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이 기사 역시 교수 최종 검토 과정에서 교지에 실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Q.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A. 편집장을 제외한 기자는 언론사 담당 교수와 직접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는 전달받지 못했다. 두 기사의 주제를 생각해 보았을 때 아직 정해지지 않은 사실을 기사화하여 학생들에게 혼선을 주는 상황을 막고자 했거나,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미연에 방지하려 하지 않았나 싶다. 기사 계획서 검토와 발간 직전 최종 검토 모두 한 명의 언론사 담당 교수가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상반되는 결과가 나온 지는 잘 모르겠다. Q. 당시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A. 첫 번째 기사는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 전임교수가 없어지면 학과가 통폐합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를 팩트체크하는 형식이었다. 이후 주제를 전공트랙제도(하나의 단과대학 내에서 원하는 수업을 선택하여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전공 교육제도) 도입 가능성으로 바꾸어 2차로 기사를 작성했다. 이 역시도 학생들 사이에서 소문이 많았고, 이사회에서 논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어 관심이 뜨거운 주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학교 측에게 수정된 기사 역시 사용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결국 2차 기사까지 편집되자 발간까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당시 편집장이 해당 주제와는 무관한 에세이 형태의 기사를 실을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기사도 발간 직전 승인이 거부되었던 데다가 3명의 기자가 함께하던 기사였기에 완전히 새로운 주제로 학내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시간상 무리였다. 그래서 학내와는 무관한 문화, 사회 관련 기사를 세 명이 함께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교지는 정해진 총 페이지가 있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나 교내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항상 지면의 정해진 부분을 할당한다. 그러나 두 번 모두 발간 직전에 벌어진 상황이라 충분한 조사와 정리가 필요한 학내 기사를 다시 작성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론적으로 학생들도 교지를 통해서 바라볼 중요한 교내 이슈 확인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한다. Q. 당시 심정은 어땠나. A. 어찌 됐든 학보사의 존재 의의는 학우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학내 코너는 그만큼 중요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사들이 너무나 쉽게 엎어지는 모습에 조금은 피로감을 느꼈고, 결국 두 번째 편집 기사가 실린 교지를 끝으로 교지편집위원회를 퇴부했다. Q. 오늘날 대학언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대학언론의 가장 큰 이점은 그 커뮤니티에서 신뢰성을 가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에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언론이 존재하지만, 대학생 입장에서 교내 신문, 잡지라는 이름이 가지는 신뢰와 그에 따른 관심이 분명히 있다. 대학언론은 그에 발맞추어 진정으로 학우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야하지 않은가 싶다. 그래서 더더욱 학내 기사에서만큼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보다 정확하고 가감 없이 보도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하여 더 이상 전문기자가 아닌 대학기자의 기사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고 이야기하지 않는가. 이럴 때일수록 기성언론과 경쟁해도 대학언론이 살아남을 수 있는 분야, 즉 학내 기사에 집중해야한다. 1980년대의 대학언론 검열은 사회·정치 분야가 주를 이루었지만, 현재는 학교 부속기관이라는 소속 아래 학내 분야에서 검열은 심해지고 기사는 점차 소극적으로 쓰여진다. 학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 제약이 생기고 점차 외부의 대상에 집중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대학언론의 존재 의의를 망가뜨리는 행위이자 대학언론으로서 신뢰를 잃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대학언론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A.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학보사 외에도 재정적으로 독립된 대학언론을 하나 더 둔다거나, 학보사 운영 비용을 학생회비로 조달하는 방식으로 돌파가 필요해 보인다. 물론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학생과 학교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하지만 이건 대학언론이 어떻게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기에 보다 실무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 기자 개인의 차원에서 이야기하자면 현실적인 인식 변화가 조금은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한 신뢰성과 별개로 과거와 비교했을 때 대학언론의 인지도는 낮지 않은가. 신문이나 잡지를 많이 보는 시대 자체도 아니고. 그래서 냉정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기사가 대단히 큰 파장을 불러오지는 못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쓰면 가감 없이 솔직하게 쓸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작성한 기사가 더 담백하고 솔직하게 진정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사가 되는 것 같다. (웃음) 학교나 대학언론 차원에서는 분업과 전문화를 제시하고 싶다. 대부분의 학교에는 신문사, 방송사, 교지편집위원회, 영자신문사 등 다양한 대학언론이 존재한다. 따라서 각각의 강점을 살려서 서로 상호보완적인 매체가 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한 매체는 학생들에게 유용한 정보 제공에 집중하고, 다른 매체는 학교 내 주요 사건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사회·정치 등 대외적인 분야에 집중하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기사가 발행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둘 사이의 적당한 균형을 찾는 것이 과제가 아닐까 싶다. 과거가 아닌, 현주소 2013년 배재정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대학언론인의 35%는 학교로부터 직접적인 기사 검열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또 2016년 대학언론협동조합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80개 대학 중 142개 대학에 언론검열 관련 학칙이 존재한다. 지난 2017년 청주대학교는 횡령 혐의의 전 총장 항소심 기사가 담긴 신문을 학생들이 볼 수 없도록 회수했다. 같은 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학생회비 관련 기사가 담긴 신문을 통보 없이 수거하여 논란을 빚었다. 2019년 서강대학교는 총장 관련 보도를 불허하였고 해당 호는 전면 백지로 발행되었다. 결국 세상에 알려지지 못한 대학언론 탄압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수백에서 수천을 웃돈다. 대학과 대학언론기구의 편집권 분쟁은 과거가 아닌 대학언론의 현주소 그 자체다. 대부분의 대학언론 문제의 해결에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부족한 역량은 교육과 워크숍을 통해 채우면 된다. 방향성의 부재는 명확한 목표 설정과 그에 맞는 운영 방식 모색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언론 탄압과 편집권 침해는 보다 이상적인 해결 방안, 즉 대학언론에 대한 일반 학생과 대중의 관심이 절실하다. 3부에서도 역시 대학언론의 현재, 그 가운데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하여 이야기할 것이다. 2부에서 다룬 대학과 대학언론 사이의 편집권 공방이 대학언론의 태동기부터 있었던 문제라면, 3부의 문제는 비교적 최근 불거진 문제다. 대학언론의 문제는 아직, 그리고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해 11월 게임업체 넥슨의 애니메이션 외주제작사인 스튜디오 뿌리(이하 뿌리)가 제작한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이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영상 속 캐릭터가 취한 손 모양이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집게 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넥슨 측은 사실관계 확인보다 사과문을 먼저 게시하고 뿌리에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사건 당사자로 지목된 직원은 누리꾼들의 폭언과 사상검증 등 사이버폭력에 시달려야 했다. 게임업계 고용주 측의 '유저 중심' 대응은 처음이 아니다. 2016년 7월 넥슨 게임 '클로저스' 캐릭터 성우는 개인 SNS에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지난해 7월 게임 개발업체 '프로젝트 문'의 일러스트레이터 또한 개인 SNS에 불법 촬영 반대 집회를 지지하는 글을 올린 이유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당했다. '사상 검증 논란-사이버 폭력-해고'와 같은 고용주 측의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는 행보가 연이어 나타나자, 게임업계 내 부실한 노동자 보호 조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노동자 보호법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 현재 게임업계 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에 의한 보호를 받는다. 산안법 제 41조 2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고객의 폭언 등에 대해 근로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이에 따른 조치로 △업무의 일시적인 중단 △휴게시간 연장 △건강장해 관련 치료 및 상담지원 등이 있다. 이 조항은 콜센터 노동자와 같은 감정노동자 중심으로 제정됐지만 2021년 일반 근로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개정됐다. 하지만 현장에서 해당 법의 실효성은 크게 체감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에서 종사 중인 A씨는 "게임업계도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보호가 된다는 건 처음 알았다"며 "모른다는 건 달리 말하면 업계에서 지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에서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산안법 제41조 위반에 관해 게임업계 종사자가 관할 노동청에 신고한 건수는 2021년부터 2023년 12월까지 0건이었다. 인식률 저조에 이어 법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근로감독 또한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안법 조항이 개정된 2021년 10월부터 2023년까지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감독 4만 6,000여건 중 게임회사에 대한 근로감독은 단 1건에 불과했다. '탄환'에 불과한 노동자들 사람을 '쓰다 버린다'고 인식하는 게임업계 내 노동문화도 사업주의 노동자 보호 조치에 걸림돌이다. A씨는 "소위 탄환이라고 한다. (사람을) 하나의 부품처럼 별로다 싶으면 쉽게 버리는 식"이라고 답했다. 또 게임업계는 2~3년 주기의 이직이 만연한데, 이러한 잦은 이직은 쉬운 해고를 낳는다고도 덧붙였다. 게임회사는 프로젝트 단위로 인력이 구성된다. 프로젝트가 사라질 경우 관련 팀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중단된 프로젝트의 인원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다시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이직을 결심할 수밖에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계약 해지·해고 사유 중 '프로젝트 중단·취소 또는 종료'는 23.1%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조사 대상 대부분이 정규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업계 종사자 모두가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여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업계 관행은 사상 검증 논란 발생 시 노동자 처우에 영향을 끼친다. A씨는 "문제가 생겼을 때 근무 기간이 2년에 근접하면 어차피 나갈 거 지금 나가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근본적인 노동자 보호보다 일어난 사건의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지우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회사의 결정에 쉽사리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이미 게임업계 노동시장은 현직자들도 '겨울'이라고 부를 만큼 일자리가 줄었다.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은 지난해 12월 KBS와의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업계가 굉장히 '겨울'이라는 느낌"이라며, "차갑고, 채용도 많이 줄이거나 아예 막았다"고 밝혔다. 결국 노동자 한 명을 대체할 수 있는 '탄환'들은 많기 때문에, 재취업의 어려움을 아는 노동자는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 노동환경이다. 미비한 법 준수·잦은 인력 교체 노동문화, 해결 방안은?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지난해 10월 고용노동청 국정감사에서 게임업계 내 사이버폭력 문제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해야 한다"며 "(근로감독을) 처음 시작할 때 아주 단호하고 세게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근로감독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소한 규칙 위반에도 관용을 베풀지 않는 무관용 원칙으로 진행되는 근로감독을 의미한다. 또 우 의원은 프리랜서와 같은 도급·용역의 형태로 계약된 노동자가 많은 게임업계를 고려하여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는 현 산안법 제41조 2항·3항을 개정한 법안을 내겠다고도 덧붙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감독 외에도 법에 규정된 근로자의 범위를 넓혀 보호 대상을 늘리는 것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다. A씨는 노동자 보호 의식이 낮은 노동문화 해결 방안에 대해 사업장 내·외부로부터 위협을 받는 노동자를 사업주가 보호하는 회사 차원의 서약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직원을 보호할 것을 약속하는 회사와 노동자 사이 명문화된 계약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위축되는 노동자를 격려하는 의미가 클 것"이라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회사가 보호하고, 피해입더라도 보상할 것이라는 확신에서 오는 안정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안겸비 기자 (gyeombi116@gmail.com)
*당신의 치안은 안녕하신가요? 외대알리는 외대 주변 치안을 확인하고자 캠퍼스 주변을 살피며 방범 CCTV, 보안등, 가로등, 비상벨 등 방범시설물을 점검했습니다. 통학길, 자취방으로 향하는 길, 외진 골목에 위치한 식당을 다니는 길을 포함해 좁은 골목까지 모두 돌아봤습니다. 우리 사회는 잇달아 발생하는 각종 흉악범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 7월 신림동과 서현역에서 발생한 칼부림 및 강간 살인 사건을 기점으로 ‘이상동기 범죄’는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이상동기 범죄의 가장 큰 특징은 범행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적이 드문 주택가나 등산로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상가 밀집 지역까지 유동인구 규모를 불문한 채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11월 외대알리는 서울캠퍼스 인근 치안 실태를 방범시설물 현황과 함께 진단해 독자들에게 전달했다. 우리 학교 주변 지역은 과연 범죄로부터 안전할까. 서울캠퍼스에 이어 글로벌캠퍼스 주변 치안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외대알리가 직접 거리로 나섰다. 회전교차로 기준 ‘오른쪽 구역’의 치안 실태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의 주요 주거 지역은 회전교차로를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회전교차로에서 학교 건물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오른쪽 구역의 진입 구간은 주로 음식점, 술집 및 카페 등 상가 건물로 구성돼 있다. 학교로 들어서는 인도에서 바라볼 땐 각종 상가 건물의 네온사인들로 골목 안이 환하게 비치고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한 블록씩 넘어설수록 점점 어두운 골목길들이 펼쳐진다. 네온사인들로 빛나는 신식 상가 건물들을 넘어서면 지어진 지 상당히 오래된 듯 보이는 8~90년대식 상가를 발견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 건축된 것 같은 빌라와 오래된 주택가 건물 또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구역 일대의 가장 큰 특징은 방범시설물 중 ‘보안등’ 설치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보안등은 노폭 12m 미만의 도로에 설치한 도로 조명시설로 주로 소로나 주택가 골목길 등 보행 취약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방범시설물이다. 주로 야간 통행인의 보행안전확보 및 민생치안예방의 목적을 가진다. 원룸과 빌라 건물들이 빽빽하게 밀집돼 있어 그 사이를 연결하는 좁은 골목길이 많이 자리 잡고 있는 구역의 특성상, 보안등이 적재적소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은 치안 및 안전 통행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외대알리는 지도에 방범시설물의 위치 현황을 표시하여 구현한 방범시설물 현황 지도를 제작했다. 보안등이 설치된 위치에 해당하는 보라색 표식 간 간격이 좁고 줄줄이 이어지는 분포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장 취재 결과 보안등이 줄지어 설치된 구역들은 저녁 시간대가 되면 실제로 주위가 어둠으로 휩싸이는 특징을 보였다. 이를 고려할 때 대다수의 보안등은 불빛이 필요한 위치에 적절히 배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보안등이라는 지표만으로 치안이 강화되었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비교적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보안등에 비해 방범 CCTV 및 비상벨 설치 현황은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인다. 외대알리에서 설정한 구역 내 보안등 설치 대수는 16대인데 반해, 방범 CCTV 및 비상벨 설치 대수는 3대로 약 5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방범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골목길과 도롯가에서는 인근 빌라 건물의 개인용 CCTV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개인용 CCTV의 작동 여부는 판단할 수 없지만, 경찰에 신속한 신고와 대응이 가능한 방범 CCTV 및 비상벨의 역할을 개인용 CCTV가 대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개인용 CCTV는 주로 건물에 설치된 분리수거장과 쓰레기장을 비추고 있는데, 설치된 위치와 목적을 미루어보았을 때도 감시 범위가 한정된다는 점에서 치안 강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다. 보안등은 좁고 깊은 골목으로 진입하는 어두운 길목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위급상황 발생 시 긴급 신고가 가능한 방범시설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보안등이 설치된 지점에 방범 CCTV와 비상벨이 함께 설치된다면 통행안전확보와 민생치안예방 등의 치안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방범시설물 설치가 시급한 구역도 존재한다. 위 사진은 원룸 건물과 초등학교가 담 하나로 구분되어 있는 구역이다. 초등학교 바로 뒷골목임에도 불구하고 밤이 되면 칠흑 같은 어둠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 2020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인근 원룸촌에서 자취 생활을 해왔던 임지현(러시아 19) 학우는 “가로등이 하나도 없는 길에서 사람 인식도 잘되지 않는다. 조금만 밝아져도 무서움을 느끼는 정도가 많이 줄어들 것 같다”며 밤이 되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어두운 길이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기를 바랐다. 길게 이어진 골목에는 보안등이 설치된 지점도 존재했지만, 설치되지 않은 구역과의 밝기 편차가 컸으며 보안등과 보안등 간 간격 또한 멀었다. 위치적 특성상 대학생들과 초등학생들이 주로 통행하는 해당 길목은 보안등 및 방범 CCTV를 추가 설치해 안전한 통행 환경 조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글로벌캠퍼스 인근 통행로에는 여성안심귀갓길이 조성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한 블록 너머에는 모현 여성안심귀갓길이 위치해 있었다. 이는 우리 대학이 아닌 인근에 위치한 용인한국외대 부설고등학교(이하 외대부고)와 연결돼 있다. 큰 도로 대변의 대중교통 정류장으로부터 외대부고까지 이어지는 등굣길이 여성안심귀갓길로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은 고등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위치상 우리 대학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행로로 보기 어렵다. 캠퍼스 인근 방범시설물 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여성안심귀갓길을 추가로 조성하고 운영함으로써 캠퍼스 인근 치안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회전교차로 기준 ‘왼쪽 구역’의 치안 실태 학교 정문을 나와 왼쪽에는 간판의 네온사인 불빛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는 반면, 건너편 원룸촌 초입 거리는 가로등 하나의 빛에 의지할 뿐이었다. 저녁 7시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도로는 어둠이 짙었다. 원룸촌 초입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가 보니 가로등 수가 부족했다. 구석에 위치한 건물로 들어가는 골목에는 6개의 빌라가 하나의 가로등을 공유하고 있었으며, 해당 가로등 또한 도로를 비추는 것이 아닌 분리수거장을 비추고 있었다. 가로등들은 대부분 노후했거나 심지어는 가로등 하나 없는 골목도 존재한다. 외대알리 취재 결과 표시된 구역 내 보안등은 13대, 방범 CCTV는 3대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보안등의 위치는 원룸촌 초입을 따라 들어가는 길에만 설치돼 있었으며 정작 원룸 밀집 지역 안으로 들어가는 골목 사이들에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방범 CCTV는 원룸촌 초입을 제외하고는 공원과 폐건물들 사이에 설치돼있어 실질적인 개수는 1개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회전교차로 기준 오른쪽 구역에 비해 왼쪽 구역에 실제 거주하는 학생 수가 훨씬 많지만, 방범시설물의 수는 오히려 더 적은 모순적인 모습을 보인다. 작년까지 모현에서 자취했던 조하영(러시아 19) 학우는 “실제로 늦은 밤 귀가길 두려움을 느낀적이 있다”고 밝혔으며, “어두운 도로에는 야광 유도선을 설치하는 등 보안시설 추가 설치의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글로벌캠퍼스 인근 구역들은 모두 방범시설물의 추가 설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대체로 보안등이 치안이 취약한 지점에 설치돼 있다는 점을 미루어봤을 때 해당 지점에 방범 CCTV 및 비상벨을 추가로 설치해 보다 안전한 통행로 조성이 필요해 보인다. 나아가 방범시설물이 전혀 배치돼 있지 않은 외진 골목 등에 방범시설물을 배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도로 중앙에 야광 유도선과 도로경계석에 도로 야광봉 설치 등 추가적인 방범시설물의 설치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총학생회 및 학교 당국이 먼저 나서 ‘개선의 장’ 마련해야 할 때 글로벌캠퍼스 치안 문제는 이전부터 논의돼 왔던 현안이다. 과거 몇몇 총학생회들은 글로벌캠퍼스의 열악한 치안 현황을 개선하기 위해 대외적인 대책을 강구하려는 노력을 보였지만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 4월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제41대 총학생회 The본은 당시 21대 총선에서 경기 용인시갑 후보였던 정찬민 전 의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CCTV 및 가로등 설치를 시작으로 △모현지역 교통시설 증대 △모현주변 인프라 개발 △하수도설비 추가 건설 △경안천 도시공원 조성 △모현 주변 대학가 주거비용 대책 등 치안강화 대책 마련을 비롯한 6가지 요구안을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정찬민 후보가 용인시장으로 당선된 뒤에도 글로벌캠퍼스 인근 치안은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다. 간담회를 발판 삼아 당선 이후 꾸준한 소통과 지속적인 대책 마련 요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총학생회 차원의 추가적인 행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치안 강화는 단기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닌 멀리, 꾸준히 도약해가는 발걸음이 필요한 현안이다. 제41대 The본 총학생회와 정찬민 전 의원과의 간담회 이후 ‘치안 강화’에 대한 정책은 후대 학생회로 이어지지 않고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글로벌캠퍼스는 지난 2023년 1월부터 현재까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식 선거로 출범한 총학생회 집행위원회가 아닌 비대위 체제라 하더라도 학생들의 권익을 위한 정책 실현은 비대위의 당연한 의무이다. 글로벌캠퍼스의 주요 현안인 ‘치안 강화’를 위해 학교 당국과의 협력으로 장기적인 프로젝트의 첫 발걸음을 향한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주변 방범시설물 현황 지도] *취재를 통해 [외대 주변 CCTV * 보안등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지도를 확대하면 구역별 방범시설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대 주변 방범 CCTV와 보안등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박진우 기자(ggj05398@naver.com) 김태훈 기자(dhfkehd4386@naver.com)
지난 1월,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부산지부가 ‘부산지역 학생 성소수자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하반기 부산지역에 재학 중인 청소년 성소수자 208명을 대상으로 한 본 조사는 응답자 중 43%가 학교 공동체로부터 배제된 경험이 있음을 밝혔다. 이에 아수나로 부산지부는 “학생 성소수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계속 숨겨야 하고 자신을 혐오해야 하는 말에 동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소수자란 정체성 자체가 괴롭힘의 이유로 정당화되는 가운데, 학교는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안전하지 못한 공간이란 설명이다. 더불어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안전과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학교의 변화를 요청했다. 이런 비판은 2021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경험하는 괴롭힘과 차별은 정부의 무대응 문제일 뿐만 아니라, 차별과 고립을 조장하는 현 정책들의 산물”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정상성’에 초점화된 학교 체제와 더불어 이를 지탱하는 사회 전반이 변하지 않으면 위기는 심화될 뿐이란 경고다. 이런 현실에서 학교와 청소년 성소수자의 관계를 고민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안하는 대안적 공동체가 있다. 정치단체인 ‘노동·정치·사람’과 트랜스젠더 청소년 인권모임 ‘튤립연대’가 함께 주최하고 대학생들이 주체로 운영 중인 학교 밖 성소수자 청소년을 위한 학교, ‘무지개 교실’이다. 무지개 교실의 구성원은 △탱이 △뺑이 △쟁이로, 교사와 학생 그리고 행정 관계자 등의 위계로 이뤄진 기존 학교의 호명이 아닌 평등에 기반한 명명을 사용한다. 담임 교사를 속되게 부르는 ‘담탱이’에서 착안한 ‘탱이’라는 표현은 교과목 정보를 전달하는 이들을 가리키며 팀원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뺑이치다’는 은어에서 따와 ‘뺑이’라 한다. 그리고 무지개 교실을 통해 교과목 수업을 수강하고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는 이들은 ‘쟁이’라 한다. 학업 활동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고유한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접미사 ‘쟁이’를 쓴 것이다. 이들이 상상하는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그들이 제안하는 방향성은 무엇일까. 건대알리가 지난달 16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이들의 사무실 인근 카페에서 네 명의 탱이와 한 명의 쟁이에게 그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수치를 넘어 무지개 교실로. Q. 무지개 교실의 ‘탱이’와 ‘쟁이’ 그리고 ‘뺑이’는 어떻게 모이게 됐는가. 가람(국어과 탱이) : 원래 친분을 계기로 무지개 교실의 일원이 된 사람들도 있지만, 홍보와 자금 확보를 위해 열었던 ‘파티’를 통해 함께 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 파티 홍보 글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접한 분들이 “나도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주고 싶은데 뭐 하는 데지?”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찾아오거나, “나도 저기 가고 싶은데 뭘 하는 곳이지?”라는 질문을 안고 와서 당일 행사를 통해 ‘무지개 교실’이란 공동체를 경험하고 탱이나 쟁이 혹은 뺑이가 됐다. 또 처음 쟁이를 모집할 땐 최소 8명에서 10명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여러 채널을 활용했다. 성소수자 관련 오픈 채팅에 모집 내용을 공유하고, 튤립연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트렌스젠더 보이스룸(단체 음성 대화)을 통해 검정고시를 준비한다는 분께 말을 걸었다.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에 관한 고민에 댓글을 남긴 적도 있다. 이 외에도 포스터를 뽑아 트랜지션(성정체성의 내부 감각을 젠더 외형 표현, 성별 특성과 일치하도록 바꾸는 과정)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병원 앞에 붙이거나 퀴어 술집에 게시했다. 꽁치(도덕과 탱이) : 쟁이 모집은 홍보 채널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기도 하다. 자습실을 열거나 영상제작동아리를 운영하면서 “학교가 여기 있으니까 와라”가 아니라, “여기에서 같이 공부해주세요, 밥 먹어주세요”라고 접근했다. 같이 영상 제작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이 공동체(무지개 교실)가 즐거운 곳이란 믿음을 주려고 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애매하게 못 끼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한편으로, 탱이 중엔 대학에서 성소수자 운동 혹은 인권 관련 활동을 했던 분들이 많은데, 사실 서울권 일부 대학을 제외하곤 학내에서 유의미한 실천을 통해 효능감을 느끼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뭔가 해보고 싶고, 다른 성소수자에게 기여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Q. 그렇게 모인 무지개 교실은 성소수자 청소년들의 일상과 동반하고자 하는 공동체처럼 보인다. 청소년기에 형성하는 다양한 관계망 가운데, 특별히 ‘학교’라는 집단의 대안 공동체를 상상하고 실현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꽁치 : 처음 (무지개 교실을 상상한) 주체들부터 학교에 한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자퇴한 경험이 있거나, 중고등학교 재학 중 힘든 일을 겪었거나 후회와 아쉬움을 많이 남기고 온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레 ‘학교’를 구상하게 됐다. 사실 학교 밖 성소수자 청소년에게 학교는 ‘수치를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직접적인 폭력이나 혐오 발언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나는 왜 저 사람들과 다르지, 어떤 조건 때문에 저 사람들과 원하는 만큼 어울릴 수 없지’를 고민하고 ‘나는 나를 숨겨야겠다’거나 ‘나는 이런 면을 더 포장해야겠다’는 수치를 배우는 곳이란 의미다. 더불어 ‘수치를 키우는 곳’이 학교이기도 하다. 많은 퀴어가 중고등학교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거나, 다른 당사자 친구들이 곁에 있더라도 어쨌든 (학교라는 사회화 기관이 형성하는) 주류적인 분위기 속에선 수치를 학습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많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대학 진학이나 서울권 진출을 간절히 바란다. 서울에선 퀴어 커뮤니티를 비롯해 동질감을 가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작은 거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청소년기보단 (성인이 되면)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으니까. 나 역시 ‘저길 가면 뭔가 조금 다르겠지, 저길 가면 무시 받지 않고 살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대학 입시를 열심히 준비했다. 말하자면, “능력을 키워서 살아남으려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대학 사회에서 역시 ‘수치’는 열등감의 형태로 나타난다. 대부분이 자퇴 경험이나 퀴어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없기에, ‘나는 이런 걸 겪고 살았는데, 쟤들은 다르구나’라는 생각과 결별하기 힘들다. 분명 대학이나, 서울의 특정 거점들이 자신을 부분적으로 표현할 기회를 주긴 하지만, 그럼에도 거기서 아쉬움과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건 내가 나를 진정으로 표현할 공간은 만들어지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결국, 우리가 벗어나고자 했던 ‘학교’에서 제대로 경험되지 못했던 기억이나 다뤄지지 못했던 상처들이 ‘수치’로 이어진 셈이다. 그래서 우리가 다시 한번 학교를 만들어서 다양한 성소수자들이 겪은 개인적인 ‘수치’들에 개입하는 실천을 해보자는 목표를 설정하게 됐다. 덧붙여, 누군가 대학에 가서 커뮤니티를 누린다는 말은 누군가는 그 과정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건강하고 주변 환경 괜찮은’ 사람만 인정하는 계급화된 문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걸 넘어서고 싶었다. 성소수자 인권이 많이 가시화됐고 또 성소수자 운동은 여전히 신자유주의의 주체로 호명되는데, 이걸 실질적인 힘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파편화가 아닌 연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런 차원에서 ‘학교’라는 플랫폼을 시도하게 됐다. 대학에서 각자도생하는 선택지만 마주했던 대학생 퀴어들과 한편으론 그 과정에서 탈락하거나 다른 길을 선택한 학교 밖 퀴어들이 만나고, 성소수자로서 연대하고 공통의 경험을 만들어갈 때 긍정적인 모델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성소수자를 말하지 않는 학교, 유보되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삶 Q. 학교와 맺어진 ‘수치’라는 감각이 말해주듯, 통상 사회가 말하는 ‘학교’라는 공동체는 “정상성 사회가 인정할 만한”의 차원에서 사회화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공교육이 성소수자 청소년을 다룰 때 가장 문제적인 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준(사회과 탱이) : 난 게이인데, 트랜스젠더가 ‘수행함’으로써 (기존의 공간과) 결별한다면 게이는 (공간의 문제보단) 성적 지향의 만족이 주요하다. 많은 학창시절의 게이들은 ‘숨기기’를 택하는데, 굉장히 고통스러운 방식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성소수자에 대해, 게이에 대해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나는 틀렸다”고 생각해서 숨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가 성소수자 청소년을 다룰 때 가장 문제적인 관점이라고 한다면, ‘정상성’을 규정하는 것과 더불어 암묵적으로 당사자에게 “넌 (너의 정체성 혹은 성적 지향을) 숨길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안 보일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이) 자기의 정체성과 존재를 밀어버릴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화해할 수 있는 (무지개 교실 같은) 공간이 계속 필요하다고 본다. 익명(쟁이) : 다룰 때의 관점을 답하기에 앞서, 애초부터 안 다루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존 학교를 다니면서 선생님의 입에서 성소수자와 관련된 말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성소수자는 ‘쟤 이상하다’는 말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청소년 성소수자는 학교에서 자연스레 배출돼 버리는 것 같다. 그래서 해당 안건은 “공교육이 성소수자 청소년을 다룰 때의 문제”라기 보단, “이젠 다뤘으면 좋겠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꽁치 : 성소수자를 언급하지 않는 문화와 관련해서, 본인은 학교가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나이브(naive)하게 배려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만 해도 학교에선 ‘게이 같은 애’, ‘레즈 같은 애’라는 조롱으로 동성애자를 혐오했고, 그게 직접적인 폭력들로 구체화되며 성소수자들을 규율하기도 했다. 또 동성 간의 스킨십 등을 명시적으로 규제한 교칙이 있었다. 반면 오늘날은 ‘대놓고’ 그러지 않는다. 그러니까, (성소수자 학생들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하지 말자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물론 한편으론, ‘괜히 말했다가 상처받을 수 있으니까’라는 생각에 언급하지 않는 교사들도 있는데, 여기서 배려를 문제 삼는 건 그런 차원에서 이뤄지는 언행이 학교라는 공간이 가진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많이들 지적하는 부분이 성소수자들이 가시화돼 있지 않다거나,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매뉴얼이 없다는 건데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난 중학교 자퇴 후 고등학교를 재입학할 때 젠더 표현을 하고 있었는데, 화장실 이용이 문제가 됐다. 그 당시 난 학교에 해당 사안의 대책 마련을 요청했고, 교장의 승인을 거쳐 제3의 화장실을 성중립 화장실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받았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에 머물러 있다는 거다. (정상성에 벗어난) ‘이상한 애들’을 위 클래스(Wee 클래스) 보내서 상담받게 하고, 성중립 화장실을 보장해주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왜 얘가 이런 배려를 받고 있는지’에 관한 의문을 오롯이 당사자 개인이 감당하도록 맡겨버린다. 이건 성소수자를 공동체에 잘 적응하게 하는 방식이나, 다른 사람과 제대로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게 아니라, 한 명 한 명의 ‘문제아’들을 조용히 분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적어도 교육 공간에선 자연스럽게 이해받지 못하는 관계들을 설명할 책임이 있는데, 그걸 적당한 서비스로 제공하고 개인에게 맡겨버리니 적극적인 소통이나 제대로 된 사회화의 계기는 마련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접근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본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학교에서 적응하기 어렵다고만 다룰 것이 아니다. 2024년은 (내가 학교를 다녔던) 2016년과 많은 것이 (좋은 방향으로) 다르다. 그런데도 왜 오늘날의 공교육은 여전히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거리로 밀려나고 소외되도록 하는가의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엔 ‘개인화된 방식의 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람 : 그런 차원에서 학교는 ‘나’가 되는 것을 유보해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꽁치가 말한 것처럼 옛날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혐오 발언을 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으니까 “너희도 말하지마, 나도 안 물어볼게”의 분위기다. 그냥 그렇게 유보하고 내버려 두다가 20살이 되면 대학가고 그때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그러니까 청소년 성소수자도 “지금은 진짜 내 삶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빨리 졸업이나, 자퇴한 다음에 서둘러 돈을 벌어서 트랜지션을 하고 성별 정정을 한 뒤 대학에 가면 그 다음에야 진짜 내 삶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특히 지방에 살던 청소년들은 빨리 성인이 돼 홍대나 이태원 혹은 종로에 가고 나서야 ‘성소수자다운’ 삶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그 전에도 삶이라는 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수행해야지만 ‘진짜 동성애자’, ‘진짜 트렌스젠더’가 되는 게 아니고 트랜지션 전의 삶도 나의 것인데 (학교가 가르치는 것들이 당사자로 하여금) ‘대학에 가야지만’ 혹은 ‘법적 성인이 돼야지만’ 아니면 ‘수도권으로 가야지만’ 혹은 ‘공부를 좀 하고 성소수자로서 자기 발화를 할 수 있어야지만’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하지만, ‘로컬의 진짜들’도 있다. 서울의 성소수자가 자주 노출된 탓이지, 로컬에서도 자기만의 삶을 영위하는 성소수자들이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건 청소년 성소수자에게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고, 모든 청소년이 겪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곧 학교라는 공간이 청소년에게 주는 감각은 지금은 내 삶을 유보해야 한다는 것과 당장은 진짜 내 삶이 아닌 준비단계일 뿐이고 당연히 참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남들도 다 하는 걸 나만 못하면, 못 견디는 내가 이상한 거라는 느낌을 주는 곳이 ‘학교’인 것 같다. 꽁치 : 그런 감각이 성소수자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학교 밖에 대한 인식도 우리가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본다. ‘학교 밖’ 청소년, ‘학교 밖’ 성소수자 청소년들에 대한 관점은 정상성을 규명하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밀려나 담장 너머에 있는 사람들로 한정돼 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가진 잠재성이나 능력들을 가린다. 학교와 교과서, 급식이 없어서 힘들긴 하지만 그게 없어도 나름 자기만의 삶을 그 자체로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삶 속에 어떤 교훈과 잠재성이 있고 어떤 교육의 문제가 있는지는 진중하게 보지 않는다. 담론 내부에서도 학교 밖 청소년, 성소수자 청소년을 ‘학교 밖의 힘든 이들’로만 다뤘던 한계가 있었다. 또 그 한계 때문에 실제로 펼쳐진 현실과 무관하게 당사자 역시 자기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고, ‘나는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는 트라우마와 열등감, 수치가 잠재성을 가져간다. 그래서 그 잠재성을 함께 발견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무지개 교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② 무지개 교실이 그리는 세상은 에서 계속 *본 기사의 인터뷰이를 향한 인신공격을 비롯해 악의적인 비방·비난 행위는 무통보 삭제됩니다.
지난 1월 16일 열린 한국외국어대학교의 학교법인 동원육영회 이사회에서 김종철 이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2024년 3월 29일까지였던 김 이사장의 임기는 2028년 3월 29일까지로 연장됐다. 이로써 김 이사장은 지난 2020년 3월 30일 이사장으로 부임된 이후 연임에 성공했다. 김 이사장의 재선임 과정은 2024년 동원육영회 제1차 이사회 회의록에 담겨있다. 1월 16일 회의에서는 김 이사장이 회의 의장을 맡았으며, 김 이사장의 동원육영회 이사 임기 연장 및 이사장 임기 연장 안건이 순차적으로 가결됐다. 회의록에 기재된 재선임 진행 과정 김종철 의장은 이사 중 2인(김종철 이사(장), 양인집 이사)의 임기가 올해 3월 29일 자로 종료되므로 재선임 여부를 포함해 후임 이사 선출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종철 이사장의 이사로서의 재선임 여부를 우선 의논하기로 결정하고, 당사자인 이사장은 회의실을 퇴실했다. 김종철 의장(이사장)의 임시 부재에 따라 김동건 이사가 임시 의장을 맡았다. 김동건 임시 의장은 김종철 이사장의 이사직 재선임을 제안했다. 이사 6인이 전원 찬성해 그 자리에서 김종철 이사장의 동원육영회 이사로서의 임기가 연장됐다. 이사 임기 안건이 가결되자 김종철 이사장은 의장 자격으로 회의에 다시 참석했다. 뒤이어 이사장으로서 자신의 임기 또한 2024년 3월 29일 만료되므로 후임 이사장 선출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김종철 이사장은 회의에 참석한 이사들에게 후임 이사장 후보를 호선해달라고 요구했다. 김동건 이사는 그 자리에서 김종철 이사장의 재선임을 제안했다. 제안 이후 당사자인 김 이사장을 포함한 회의 참석 이사 7인이 전원 찬성해 김종철 현 이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서울캠 총학생회 “이사장 재선임 안건 상정 관련해 전달받은 적 없어”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4년 제1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김 이사장의 이사장 재선임 여부는 이사들의 숙의 과정을 거쳐 결정됐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회의록에는 안건 의결 과정에서의 이사들의 발언 및 논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지는 않았다. 법인 이사회의 이사 및 이사장 선출과 관련해 여찬우(포르투갈어 20) 서울캠퍼스 부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 집행위원회 및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김종철 이사장 연임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현 사태를 예견해 '법인 이사장 중임 제한 폐지 철회', '재정 건정성 제고 위한 법인전입금 확대' 등의 요구안을 담은 공문을 사전에 법인에 제출했지만 아직 답변이 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해 이사회의 새로운 이사장 선출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는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지만, 관련 안건 상정이 1차 회의에서 진행된다는 사실을 이사회로부터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장기적인 법인 대응을 위한 총학생회 중운위 산하 학내 구조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공문 답변 수신 이후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강조하며 "대학교육연구소에 의뢰해 재정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학교 본부의 재정 책임과 관련한 내부 분석 결과가 나온 이후 추가 대응 방향성을 수립할 예정"임을 밝혔다. 2024년 제1차 이사회 회의록 공개 시점은 사립학교법상 위배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8조에 따르면 이사회의 회의록은 회의일로부터 10일 이내에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해 1년 동안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1월 16일 열린 동원육영회 1차 이사회 회의록은 한 달가량이 지난 2월 13일에 게재됐다. 한편 서울캠퍼스 제58대 총학생회 여운은 지난 14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학교법인 동원육영회의 학교 사유화 및 재정 책임 회피, 송도캠퍼스 부실 대책 등의 문제 제기를 담은 카드뉴스를 업로드하며 학교법인의 책임 있는 태도 및 대응을 촉구했다. 정현채 기자(good3055@naver.com) 박진우 기자(ggj05398@naver.com)
* 지난 편에서 이어집니다. STEP 5. 극장 안에서 : 좁은 통로와 객석 간 거리 “휠체어 관람객께서는 공연 시작 5분 전에 입장해 주세요” 예스24 극장의 매표소는 계단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지하에 있어 휠체어가 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극장에서는 사전에 로비 내 티켓 수령이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휠체어석은 통행이 수월하도록 공연장 출입구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객석 간 통로가 좁았다. 직원은 공연 시작 5분 전에 입장하길 부탁했다. 휠체어가 미리 착석해 있으면 통로가 더욱 비좁아져 다른 관객의 출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공연장에 진입 후에도 혼자 휠체어를 회전시킬 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아 계속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휠체어 입장까지 30분가량 남아있었다. 장애인용 화장실은 지하 3층에 위치해 있었고, 다행히 엘리베이터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화장실은 관리가 잘 돼있고 휠체어를 돌릴 수 있을 만큼 공간도 넓었다. 그러나 협소한 중소극장의 특성상 로비가 작고 혼잡해 휠체어가 대기할 만한 자리를 찾지 못했다. 다른 관객들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을 자리를 찾다 보니 계단 아래 비상용 출입구 앞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예스24 지하에는 두 개의 공연장이 있는데, 이 두 공연의 관객들이 공연 시작 전에는 모두 한곳으로 몰려 일어난 일이었다. 공연 시작 5분 전까지 약 30분을 그곳에서 대기하며 이따금 지나가려는 관객들에게 길을 내줬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두 개의 턱이 있어 혼자 힘으로 진입이 어려웠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들어온 후에도 대여섯 명의 관객이 더 입장했는데, 길이 좁아 통행이 힘들었다. 결국 휠체어를 입구 쪽으로 돌린 후 모든 관객의 입장 완료를 기다려야만 했다. 직원은 휠체어를 끌며 몇 번이고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불편을 준 건 직원이 아닌 극장의 구조였다. STEP 6. 공연 관람 : 장애인을 연기하는 배우, 장애인을 체험하는 기자, 장애인은 없는 객석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은 주인공 조반니가 옛 친구 캄파넬라와 함께 모험을 하며 스스로를 치유해 나가는 ‘힐링극’이다. 조반니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단 설정이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뮤지컬의 핵심은 조반니가 가진 상처와 이를 회복하고 전진하는 과정에 있다. 배우들도 시각장애 연기 자체에 중심을 두진 않는다. 이날 공연에서 휠체어석을 이용한 건 기자 한 명이 전부였다. 무대 위의 배우도, 휠체어에 탄 기자도 모두 장애인을 연기할 뿐이었다. 정말로 장애를 가진 관객은 극장에 오지 않았거나, 올 수 없었다. 물론 기자가 보지 못한 관객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은 없었다. 공연이 끝난 후 극장을 나올 때도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직원은 공연 전과 마찬가지로 연신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STEP 6. 장애인을 위한 공간, 결국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된다 지난 1월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던 장예빈(22)씨는 다친 후에도 공연 관람과 레슨을 위해 자주 대학로를 방문했다. 장예빈씨는 약 4주간 깁스를 한 채 대학로를 오가며 “극장 통로가 좁고 계단이 많아 통행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엘리베이터 없이 계단만 있는 곳을 지나야 할 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벽을 짚어야 했다”며 “객석 간의 거리가 너무 좁아서 움직일 때 자꾸 발목이 돌아가 통증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또 “요즘 극장은 거의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한성아트홀이나 예스24 극장 같은 곳은 엘리베이터가 방문객이 찾기 힘든 곳에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계단 옆에 오르내릴 수 있는 보조 기구를 설치하거나, 객석 간의 거리가 더 넓어지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1998년 중증 뇌변병 장애인 이규식씨는 지하철 리프트를 이용하다 휠체어 추락사고를 겪었다. 1년이 넘는 손해배상 소송은 이규식씨의 승리로 끝났고, 추락사고를 개인의 책임이라 주장했던 서울교통공사는 이규식씨에게 500만 원을 배상했다. 그리고 이듬해 혜화역에는 전국 최초로 양방향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오늘날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는 이처럼 장애인들의 피와 투쟁으로 설치됐다. 현재 서울시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설치율은 94%에 달하지만, 장애인들은 지나치게 긴 이동 동선과 엘리베이터의 잦은 고장, 리프트 이용에 필요한 인력 부족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도 혜화역에는 시위를 막기 위한 바리케이드와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장씨는 “깁스가 불편해 친구에게 ‘차라리 휠체어를 탈까’ 농담 했더니 친구가 ‘그럼 혜화역에서 못 내릴걸’이라 답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현재는 깁스를 벗었으나 여전히 대학로의 인프라가 미비하다고 말한다. 그가 언급한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보조기구’나 ‘충분히 넓은 객석 간 거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필요한 시설이다. 25년 전, 장애인 ‘때문에’ 설치했던 엘리베이터가 현재는 모든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것을 보면 말이다. ROLL 0. 모두를 위한 공간을 위해 “눈앞에 생생하게 너도 누릴 자격 있어”-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 중 ‘Step’은 발걸음을 내디딘다는 뜻이다. 앞으로 전진한다는 느낌을 주기에 목차 표기법으로도 많이 활용된다. 누군가의 Step은 발을 앞으로 내밀어 걸어가는 것이고, 또 누군가의 Step은 휠체어의 바퀴를 힘차게 굴리는 일이다. 다만 우리 사회는 바퀴를 굴리는 행위도 Step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하다. 시력이 나쁜 사람은 공연을 볼 때 안경을 쓰거나 렌즈를 낀다. 하지만 그런 물건들의 반입이 불편한 극장이 있다면 어떨까. 나아가 아예 그런 물건을 쓸 수조차 없는 극장이 있다면. 현재의 대학로 극장가가 휠체어 이용자에게 그런 공간이 아닐지 고민해 봐야 한다. 휠체어 하나 편히 들어오지 못하는 극장에서는 분명 다른 누군가도 불편함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대 위의 장애인 캐릭터들이 희망과 치유를 노래할 때, 불과 몇 미터 떨어진 혜화역의 장애인들은 입을 틀어막히고 있다.
*본 기사는 2022년 12월 진행된 전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운동 재도약>을 기록하기 위해 발행됐습니다. 이시온은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으며, 대학 생활 내내 여러 학생단체와 동아리 등에서 활동해 왔다. 그는 팬데믹을 지나며 몸담거나 연대했던 수많은 단체들이 약해짐을 느낀 것을 계기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과 연대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3학년 수업인 '사회문화적 디자인스튜디오(2)'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운동 재도약을 위한 모임>은 팬데믹을 거치며 위축됐던 학생운동 단체들의 재도약을 위해, 학생사회 활동가들이 모여 대안을 모색하고 상호 지원하고자 마련됐다. 모임은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집단상담으로 시작해 ‘지금 우리 학교는’ 코디자인 워크샵, ‘살아야 하네!’ 커뮤니티 디자인 워크샵으로 이어진다. 4번의 모임은 전국의 학생 활동가들을 연결하는 상호부조 커뮤니티이자 느슨한 연대의 네트워크 건설이라는 결실을 냈다. 그 이름은 <재도약 네트워크>다. 아래는 아카이브 북과 전시를 만들고 재도약 네트워크를 건설한 이시온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Q 작품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작업을 처음 구상하게 건 굉장히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학생 운동을 하던 사람이었고, 운동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은 내상을 입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학생 운동의 어려움이 많이 증폭됐다. 주위에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도 많고, 단체가 와해되기도 했다. 그것 때문에 저도 활동에 트라우마가 있었다. 다시는 활동을 못 할 것 같고, 뭔가를 많이 망쳐버린 것 같은 죄책감도 있었다. 어떻게 스스로 내상을 치유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워크샵을 계획하게 됐다. 아무도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라도 위로를 주고받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Q 4개의 모임을 진행하며 어떤 결실을 만들고자 했나 4개의 모임이 다 내용이 다르다. 첫 번째는 위로하고 힐링하는 세션이었고 두 번째는 이제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는 세션이다. 세 번째는 서로의 활동 얘기를 들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도울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했다. 네 번째는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뭘 할 것이냐는 주제였다. 원래 학생 사회 활동가들한테 배포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이드북을 만들어야겠다고 계획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모임을 진행해 보니 예상했던 것만큼 문제가 한 큐에 해결되지 않았다. 모임에서 나온 얘기들이 가이드북이라는 형식만으로 엮기에는 너무 다양하고 다채로운 것들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앞으로도 이런 우리 모임에서 있었던 활동을 계속해서 재현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게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쪽으로 얘기가 흘러갔다. Q 오브제의 배치 의도는 제 작업을 소개하기에 글이 적당한 소재라 생각해 첫 번째 면에다 넣었다. 그리고 밑에부터는 제가 그래픽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학생 활동과 우리 모임의 분위기를 나타내면서 관람객을 유도했다. 벽에는 코로나19를 상징하는 회색 3D 그래픽들이 있다. 이 그래픽들 사이로 손이나 어떤 테이프, 스티커 같은 것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형태다. 여기서 손은 헤매고 있는 개인들이다. 손들이 만나고 겹쳐지는 부분에서 연대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테이프로는 워크에서 나왔던 중요한 담론들이나 증언들을 아카이빙했다. 예를 들면 ‘어쨌든 먹고 살아야 활동도 할 거 아니에요’ 등의 내밀한 얘기들부터 ‘작은 승리들이 중요하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 편향적이니까’ 이렇게 학생 활동을 그렇게 잘 알지 못할 관람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 만한 말들도 있다. 스티커는 제가 활동을 하면서 한 3~4년 동안 모으게 된 주위 활동가들의 결과물이다. 옆쪽에는 매번 워크샵 동안 사용했던 메인 포스터들이 겹쳐져서 붙어 있고 그 밑에는 디피된 작업들이 있다. 일단 아카이빙 북이 있고, 그리고 재도약 모임에 함께할 사람들을 위한 초대 명함이 있다. 콜록이도 있다. 아카이빙 북은 전시회의 제일 최종적이고 중심적인 결과물이다. 전체 워크 내용을 다 하나하나 아카이빙을 하는 거다. 이어 연대의 커뮤니티에 초대하는 명함도 있다. 콜록이는 온몸에 붙인 다음에 코로나19로 인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는 학생 활동가의 모습을 우리 스스로 연출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픽들을 보면 콜록이들도 반투명한 소재에 인쇄를 했다. 그 때문에 서로 겹쳐져서 뒷면이 보인다. 손들도 트레싱지에 인쇄해서 서로 겹쳐지면 뒷면의 것들이 계속해서 보일 수밖에 없다. 반투명은 깊은 맥락의 레이어가 다 보인다는 의미다. 포스터 그래픽은 코로나19 사이 사이로 손들이 헤매고 있는 모습이다. 헤매다가 서로를 발견하고 만나게 된다. 결국 연대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내용이다. 주위에 이제 헤매고 있는 손들도 점점 많아지고 점점 방향성을 갖게 된다. 맨 뒤는 연대하는 손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지점이다. 여기는 방명록 쓰는 곳이라 보면 된다. 이 작업을 보는 사람들이 작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했다. 손은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상징하고 있다. 방명록을 연대하는 손에다 그대로 쓸 수 있다면 이 작업 자체의 새로운 완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Q 학생운동이 꺼져가는 이 시점, 재도약 네트워크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가 얻은 결론은 결국 ‘연결’이었다. 각자의 자리에 흩어져 분투하는 대신, 고민을 나누고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학생활동가 공동체가 필요했다. Q 재도약네트워크의 설립 취지가 궁금하다. 재도약모임에서 서로를 만난 경험이 강렬했던 것 같다. 다른 학교, 다른 단체에서 일하고 있어도 결국 비슷한 싸움을 하고 있는가 하면, 내 단체에선 막다른 길이었던 문제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이들도 있었다. 너무 새롭고 즐거웠고,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더라. 같은 마음을 가진 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일회성 프로젝트로 끝날 예정이었던 재도약모임이 재도약네트워크로 이어지게 되었다. Q 활동가를 연결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당장 활동하고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워크샵과, 다른 활동가들의 경험을 들어볼 수 있는 인터뷰 기사를 기획했다. Q 구성원 각자는 활동하며 각자 어떤 유익을 느끼는가 제 경우에는 즐거움이 가장 크다. 제작팀 팀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도 즐겁고, 재도약넷이 조금씩 활성화되는 걸 지켜보는 것도 기쁘다. 제작팀 인원들이 다들 이미 활동하는 단체가 있다 보니 재도약넷 활동이 부담되지 않도록 느슨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좋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일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아 즐겁다. 재도약넷의 모든 구성원들에게도 부담 없이 편안한 공간이 되어드리고 싶다. '우리가 서로를 필요로 할 때' 재도약 네트워크에 함께해달라. 이시온, 장태린, 문선재 3인에 의해 설립 및 운영된 재도약네트워크는 1년 간의 활동 후 현재는 해체했다. 학생활동가 릴레이 인터뷰 기사 발행, 학생활동가 실무역량 강화 워크샵 등의 활동 아카이브를 인스타그램 재도약네트워크(@re_leap.net_)에서 만나볼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운동 재도약 아카이브> 책자 발간 하단 첨부문서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사진 출처 : 대학알리 전시 문의 : a01030999806@gmail.com (이시온)
▲부산종합버스터미널 내부 계단 벽면에 설치된 대한민국 지도. 사진=이석재 기자 부산종합버스터미널 내부 벽면에 새로 설치된 대한민국 지도에 독도가 누락된 사실이 시민들에 의해 발견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국방부가 장병 대상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으로 서술하고, 외교부가 독도를 ‘재외공관’으로 표기하여 논란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발견된 사안인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11일 부산대학교 학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노포 터미널 지도 독도 없음 이슈” 제하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일본이 자국 해일 주의보에 독도를 포함하는데, 대한민국의 국방부는 우리나라 지도에서 영토 분쟁 지역이라는 이유로 독도를 빼버렸다”면서 최근 국방부의 독도 서술 논란을 비판하며 글을 시작했다. 또, “울릉도는 만들면서 독도를 누락한 것은 문제다. 당장 해결되지 못하더라도 문제를 알리고 싶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논란에 대해 부산대학교에 재학 중인 A 씨는 “일본이 호시탐탐 역사 왜곡을 일삼고 영토침범 야욕을 드러내며 심지어는 국내 일부 세력이 이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더욱더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측은 “사업 시공 중 독도 누락 및 지도 표기상 오류가 있는 점을 인지하여 해당 건 하자보수를 요청하여 수정을 완료하였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가천대학교(이하 가천대)에서 제2학생생활관 내 내국인 재학생 감원 및 외국인 유학생 증원으로 인해 내국인 재학생과 외국인 유학생 간 갈등 및 피해로 논란이 일고 있다. 가천대 기숙사는 외국인 유학생이 거주하는 제1학생생활관, 내국인 재학생이 거주하는 제2학생생활관, 신입생이 거주하는 제3학생생활관 총 3개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가천대는 제1학생생활관 노후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설비 공사를 진행했고 제1학생생활관이 기존 4인실에서 3인실로 변경됐다. 수용 인원 감소로 외국인 유학생의 거주 공간 확보가 필요해지자, 국제교류처는 최초에 제2학생생활관 담당자에게 제2학생생활관 총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500여 명의 인원을 입사시킬 것을 제안했다. 최종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250명을 제2학생생활관으로 배정했다. 재학생은 사전 예고 없이 제2학생생활관 내 내국인 재학생 수용 인원 감소와 제2학생생활관 총원의 25%에 해당하는 외국인 유학생 증원을 공지 받았다. 학생생활관규정 제1장 총칙 제7조(평등주의)에 따르면, 학생생활관 내의 생활에 있어서 내, 외국인은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재학생에게 충분한 설명과 설득의 과정 없이 통보한 것은 학생생활관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불합리함을 느낀 학생들은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 내 기숙사 게시판을 통해 유학생 유입과 관련한 설문을 진행했고 총 84명의 의견을 수집해서 총학생회에 건의했다. 총학생회는 건의 사항 파악 후, 지난달 13일 총학생회장을 필두로 부총학생회장, 복지소통국, 총학생회 내 기숙사 거주자 인원으로 학생생활관 전담팀을 발족했다. 학생생활관 전담팀은 학생생활관 선발 및 운영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취합한 요구안을 대학 본부에 전달했다. 이후 총학생회는 생활관 입사 관련 부서인 학생복지처, 국제교류처와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총 5회의 회의를 진행했다. 본 상황에 대해 대학 본부는 “제3학생생활관은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해 유학생 거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건립됐다”며 “하지만 초기 건립 목적과 달리, 신입생 기숙사로 사용되면서 현재와 같은 공간 부족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향후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학생들의 불편 사항을 수렴해 편의 보장에 협조할 것을 동의했다. 지난달 26일 학생생활관 전담팀은 관련 부서 간 협의를 통해 △제2학생생활관 외국인 유학생 선발 비율을 12% 미만으로 결정 △제2학생생활관 내 외국인 유학생에게 배정된 호실이 오는 8일까지 공실일 경우 내국인 재학생을 배정 △학생생활관 내 재학생(내국인, 외국인)의 언어 및 문화의 차이로 인한 갈등 재발방지책 마련 △기숙사 내 학우들의 요청 및 불편 사항을 파악할 수 있도록 대학 본부 및 기숙사 담당 교직원, 총학생회, 기숙사 내 학우들로 구성된 ‘[학생생활관 네트워크(가제)]’를 통해 지속적인 간담회 진행이라는 내용이 담긴 조정안을 발표했다.
장애를 가진 영유아(만0~6세)가 다닐 수 있는 특수학급이 마련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수교사의 수도 줄었다. 장애가 있는 영유아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부 인재근 의원실에서 한국보육진흥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육 아동은 약 118만 명, 장애아동은 약 1,200명인 것에 비해 특수교사는 2,000여 명에 불과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22년도 통계를 보면 보육 아동은 1,095,450명으로 지난해보다 수가 줄었고 장애아동은 1만 2,313명으로 수가 늘었다. 특수교사는 2,702명이다. 수치만 보면 특수교사를 지난해보다 더 많이 뽑은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새로 뽑은 특수교사 수는 349명으로 지난해 선발인원인 894명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서울 내 특수학급이 설치된 유치원은 전체 769곳 중 134곳이다. 769곳 중 특수학급이 설치된 사립 유치원은 한 곳도 없다. 부모는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싶어 하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특수학급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공립 유치원에 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보육 아동의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으나 장애가 있는 아동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특수학급이 만들어진 곳은 10% 수준에 그친다. 공립학교 특수학급에서는 원칙적으로 학생 4명을 교사 1명이 맡아야 하지만, 대다수의 학급에서는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 현재는 한 교사당 4.5명의 아이를 보는 학교가 많다. 지역별 특수교사의 수가 적다 보니 정해진 기준을 넘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있는 통합반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합반은 장애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생활하는 반으로 특수교사와 일반교사가 함께 배치된다. 특수교사의 부족으로 통합반의 운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린이집 현장 봉사 경험이 있는 아동가족학과 A(22) 씨는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한 것을 두고 "특수교사의 수가 부족해 발생한 상황"이라며 "통합보육 시스템의 부족으로 장애 아동의 입학이 거부되는 일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덧붙여 현재 특수학급과 특수교사가 줄고 있는 상황을 비판하는 입장도 내비쳤다. 유치원 현장 실습 경험이 있는 유아교육과 B (23)씨는 교사와 학부모가 특수학급을 바라보는 인식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옆 반 아동 중 한 아이가 자폐 모습을 보여 아동의 어머니에게 검사를 받아보고 자폐가 맞다면 특수학급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는 선배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아동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는 장애 아이가 아니라며 다른 학급으로는 절대 갈 수 없다고 화를 내셨다”며 유치원에 통합반이 없으면 오히려 영유아를 위한 발언이 학부모와의 마찰을 만들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박하연 덕성여대 아동가족학 교수는 “장애 아동이 순식간에 교실 문을 열고 다른 공간으로 가서 사라지거나, 위험한 곳에 올라갔다가 떨어지거나 때로 모래를 뿌리거나 가위로 자기 옷이나 머리카락 등을 자르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며 "특히 장애 아동을 볼 때 교사는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학급과 교사를 적절히 확보해 보육과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6월부터 유보통합을 실시해 영유아 보육 업무를 교육부로 이관할 예정이다. 유보통합이란 모든 영유아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육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산하였던 어린이집의 업무가 교육부 소속인 유치원과 통합된다. 전국장애영유아교사회는 지난해 8월에 국회의사당역에서 장애아동이 차별받지 않는 유보통합을 추진해달라는 ‘전국장애영유아교사 결의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장애영유아교사회는 “현재 균형감 있게 유보통합을 추진해 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왜곡시켜 유보통합의 방향을 특정 집단에게만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