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한 SNS에 서울 지하철 1호선 객차 내에서 한 남성이 담배를 피우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주변 승객들이 남성의 흡연을 지적했지만 해당 남성은 “아니오”라고 답하며 계속 흡연했다. 1호선에서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은 빙산의 일각이다. ‘1호선 빌런’ ‘죽음의 악마 1호선’ 등 1호선을 둘러싼 악명 높은 별명은 지하철 이용객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열차 시간표와 맞지 않은 운행, 지연 도착, 잡상인, 악취 등도 1호선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아산, 수원, 인천, 의정부 등 여러 지역에서 1호선으로 통학하는 외대생들은 어떤 불편함을 가지고 있을까. 3년 차 의정부 통학러 고서현, 왕복 4시간 군포 통학러 정병준, 종점 근처 통학러 최선우 학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3년 차 의정부 통학러 고서현 망월사역에서 외대앞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23분. 그러나 9시 수업에 맞춰가기 위해 8시에 집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 매일 잦은 신호 대기로 인한 연착은 30분 통학시간을 1시간으로 늘려놨다. 왕복 4시간 군포 통학러 정병준 집에서 학교까지 넉넉잡아 2시간. 혼잡한 출퇴근 시간을 피해 가장 이른 수업은 오전 11시다. 잦은 신호 대기는 먼 통학 길을 더욱 멀게 만든다. 군포에서 안양, 광명, 그리고 서울까지 그의 옆자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간다. 종점 근처 통학러 최선우 종점인 인천역에서 단 7 정거장 떨어진 동암역부터 외대앞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75분. 지나치는 역만 32개다. 인천 서쪽 끝에서 서울 동쪽 끝까지 이동하다 보면 재난문자도 여러 지역에서 받을 수 있다. 친근한 풍경의 부평에서부터 한강을 볼 수 있는 노량진-용산 구간, 그리고 회기역 너머 원룸들까지 역마다 창밖의 풍경은 휙휙 바뀐다. Q. 1호선 이용에 있어 불편하신 점은 무엇인가요? (서현) 도착 예정시간이랑 실제 도착시간이 다른 게 가장 스트레스예요. 지하철역 시간표나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으로 보면 실제랑 오차가 있어요. 그리고 열차 안에서 물건을 판매하시는 분들이랑 악취도 불편하죠. 특히 1호선 좌석 시트가 천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위생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출퇴근 시간에 혼잡한 문제도 있죠. (병준) 고장도 많고 배차 간격이 커요. 앞 차와의 배차간격 조정 때문에 역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잦아서 멀리 이동하는 통학생으로선 불편하죠. 악취나 이용객이 너무 많은 점도 문제고 속도가 느려서 1호선 자체가 오래 걸리는 것 같기도 해요. (선우) 연착 문제가 제일 큰 것 같아요.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보다, 1호선 열차 자체가 정규 시간표대로 움직이지 않으니까 열차 시간표에 맞춰 역으로 가도 타지 못하는 경우가 있죠. 동암역에서 탈 때 열차 내에서 “서울 방향의 상행선이 열차 내부의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는 식의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이런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걸까 싶기도 해요. Q. 다른 노선에 비해 1호선 이용이 더 어려운가요? (서현) 최악이라고 할 수 있죠. 냄새가 가장 참기 힘들어요. 다른 노선에는 없는 1호선에서만 나는 악취가 있어요. 제일 괜찮은 건 2호선 같아요. 2호선도 신촌, 홍대 등 번화가를 지나가는 점을 보면 유동 인구가 많은 건 1호선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다만 2호선이 더 질서 있고 쾌적해요. 혼잡한 열차 칸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기도 하고요. 역에 정차하기 전에는 어느 쪽 출입문이 열리는지 문에 있는 불빛으로 일러주기도 해요. 또 좌석 시트도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서 깔끔해요. (병준) 1호선 시설이 가장 낙후해요. 잔고장도 많고요. 한 번은 귀가길이었는데 열차가 앞뒤로 몇 번 움직이더니 시스템이 고장 나서 결국 모든 승객이 다 내린 적이 있어요. 서울역에서 내리고 보니 군포 방향 1호선을 타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편하게 앉아가는 걸 포기하고 4호선을 타고 왔어요. 이럴 때면 화가 나죠. Q. 1호선 이용 중 가장 불편함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서현) 갑자기 고함지르시는 노인분들이나 물건 판매를 하시는 분들을 마주쳤을 때인 것 같아요. 1주일에 한두 번은 그런 분들을 마주쳐요. (병준) 통학을 하다 보니 시간이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열차 간격 조정으로 인한 대기시간이나 청량리행, 동묘앞행처럼 외대까지 가지 않는 열차들이 있는 점이 불편하죠. 특히 청량리행을 타면 청량리 역에서 내려 다음 열차를 기다리거나 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데 한 번에 학교 갈 수 있는 열차보다 더 오래 걸리니 힘들어요. 동묘앞이나 청량리까지 가는 열차는 왜 있는 건지 의문이에요. Q. 광운대행이나 청량리행처럼 종점까지 운행하지 않는 열차들 때문에 불편하셨던 적이 있으신가요? (서현) (소요산발) 광운대행 열차를 탔을 때 그런 적이 있어요. (외대 방향 하행선의 경우) 광운대역은 종점까지 가는 열차랑 광운대역까지 운행하는 열차가 같은 방향인데도 플랫폼이 달라요. 그래서 전 역인 석계역에서 내려 다음 열차로 갈아타야 내린 플랫폼에서 광운대역보다 더 멀리 가는 열차를 바로 탈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점을 모르고 있었던 저는 광운대역 플랫폼에서 오지 않을 다음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죠.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병준) 1호선을 이용하며 ‘마계(악마의 세계) 1호선’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요. 이용객이 많은 만큼 이상한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이상한 일은 1호선에서 일어나죠. 한 번은 한 할아버지가 여성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어요. 여성 이용객에게 성적 발언을 하거나 저에게 여자친구의 유무를 묻는 등 행패를 부리셨죠. 결국 용산역에서 철도경찰에 잡혀가신 걸로 기억해요. 또 한 번은 열차 안에서 남녀가 싸우고 있었어요.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머리에 피도 나고 마스크도 끊어지는 등 꽤 큰 몸싸움이었어요. 잡상인분들도 자주 봐요. 아무래도 의도치 않은 소음이 들려오니까 불편하죠. Q. 흔히 말하는 ‘1호선 빌런’을 일주일에 몇 번이나 마주치나요? (병준) 거의 탈 때마다 마주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신기하게 서울역쯤 오면 다 사라지시더라고요. 1, 2, 4호선과 경의중앙선을 주로 이용하는데 우리가 말하는 빌런들은 대부분 1호선에서 마주치는 것 같아요. Q. 지하철이 자주 밀리는데 전동열차 지연증명서를 사용하신 적 있으신가요? (병준) 전장연 시위 때 휴대폰으로 간편 지연 증명서를 발급받아 본 적은 있어요. 결국 지각하지 않아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요. 주변에 사용하신 분이 있다고는 들었어요. 다만 인정해 주시는 거는 교수님마다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Q. 나만의 1호선 이용 “꿀팁”이 있으신가요? (서현) (외대 방향 하행의 경우) 출퇴근 시간에는 맨 끝 칸인 10-4를 이용하는 게 유용해요. 그나마 넓어서 서서 가도 더 쾌적하거든요. 그리고 경기도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기본적으로 배차간격이 길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전 망월사역에서 외대앞역까지 30분이 걸리더라도 1교시 수업 때는 1시간 빨리 나와요. (병준) 눈치를 잘 봐야 해요. 곧 내릴 것 같은 사람 앞에 서 있어야죠. 특히 여러 노선이 오가는 환승역에서 자리를 찾는 게 좋아요. 금정, 가산디지털단지, 신도림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기 때문에 이때 앉을 자리를 찾는 편이에요. 또 과잠이나 학잠을 보고 학교를 유추해서 그 앞에 서있기도 해요. 그리고 10-4칸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9-n칸쯤에서 내려요. 그러면 외대앞역에서 내릴 때 덜 혼잡하거든요. Q.외대앞역을 이용할 때는 어떤 점이 불편하시나요? (서현) 인천행 열차에서 하차하는 승객들은 개찰구를 이용하기 위해 무조건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점이 불편하죠. 그리고 수업 시간이 임박할 때는 개찰구에 사람이 굉장히 많이 몰려요. 이럴 때 이용객 수에 비해 개찰구 수가 적어서 압사 사고가 우려되기도 하고 기다리는 시간도 길죠. (병준) 2층에 화장실이 없고 (1번 출구) 개찰구 바로 옆에 하나밖에 없어요. (선우) 화장실이요. 화장실에 소변기가 2개 있는데, 다른 지하철역과 비교했을 때 턱 없이 적은 수가 아닌가 싶어요. 또 위생문제나 수리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아예 고장이 나서 사용할 수 없는 양변기 칸이 며칠 동안 그대로였어요. Q.외대앞역에 새로운 출입구와 엘리베이터가 생겼는데 기존 역사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서현) 1번 출입구를 이용하는 외대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요. 다만 이문동에 노인분들이 많이 거주하니까 내려갈 때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실 수 있는 점은 좋다고 생각해요. 열차를 타기 위해 여전히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은 아쉽죠. (병준) 이전에 철도 건널목을 이용하시던 분들은 4번 출구의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서 갈 수 있으니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희는 4번 출구에 사람이 많은 걸 피해서 여전히 1번 출구를 이용해야 하니까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가장 타기 싫은 노선’이라는 오명 이른바 통학러들은 잦은 잔고장, 악취, 1호선 빌런 등을 1호선의 문제로 짚었다. 특히 통학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서 이동해야 하는 학생들은 운행 시간표를 지키지 않는 1호선에 큰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 1호선에서 가장 많은 승하차량을 보이는 서울 지하철 1호선 구간(서울역~청량리)은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안전하고 신속한 지하철을 제공해 시민의 공공복리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많은 승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이다. 1974년에 개통한 1호선은 올해로 49주년을 맞이했다. 1호선은 수도권 대중교통의 중추로서 운행구간⋅기간에 있어 대한민국 도시철도 노선 중 1위를 자랑한다. 대한민국 최고(最古) 노선으로서 오랜 기간 시민들의 발이 돼왔지만, 악취, 빌런 등의 수식어로 그 위상은 추락했다. 당장 해결 가능한 문제부터 개선해 최악의 노선이라는 오명을 벗길 바란다.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박원주 기자(dnjswn0320@gmail.com) 정현채 기자(good3055@naver.com)
평화나비네트워크(이하 평화나비)는 지난 7일 오후 1시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강제동원 해법안 철회 릴레이 학내 수요시위를 진행했다. 평화나비는 "한국정부가 강제동원 해법안에 대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이조차 거부하며 강제징용 문제는 이미 해결된 문제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주장하는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대학생들이 직접 알렸다"고 밝혔다. 평화나비 외대지부(이하 아울리) 전찬, 조윤지 회원의 오프닝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연대발언이 이어졌다. 조윤지 회원은 강제동원 해법을 통해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발언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판했다. 이어 "사법부의 결정을 가볍게 뒤집은 정부의 행태가 통탄스럽다"면서 "과거를 덮어둔 채 도모한 미래는 공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원은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정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학생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거듭 강조했다. 한국외대 중앙동아리 ‘왼쪽날개’를 대표해 시위에 참여한 서성원 학우는 "이번 배상안이 전범기업에 배상의무가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배상안 결정은) 윤석열 정부가 외친 법치와 자유라는 가치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서 학우는 "배상안은 미국이 희망하는 한일 양국 간 군사, 경제적 협력이 본질이며 이를 위해 일반 시민들의 권리를 빼앗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피해 배상안 철회를 요구했다. 이민지 학우는 정부의 제3자 변제 배상안에 대해 "우리 것을 먼저 내어 준 외교실패"라고 비판했다. 이 학우는 역사문제의 올바른 해결 및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원활한 외교관계를 위해 이를 덮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과거와 미래의 정의로운 재정립 없이는 미래를 논할 수 없다"고 발언하며 정부의 이번 해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최수빈 평화나비 서울연합지부 지부장은 "정부의 해법안이 한국의 역사와 정의를 부정하고 기만했다"며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의 외침을 듣고 대통령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고민할 것을 요구했다. 학내 연서명 결과 보고와 성명서 낭독 이후 마무리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조세연 평화나비 외대지부장은 "피해자들이 권리를 되찾고 오랜 기간 주장해 온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을 담아 손 피켓으로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리는 마무리 퍼포먼스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한 걸음이 거대한 부당함을 꺾을 수 있는 물결이 되기를 바라며, 이러한 물결이 모여 거대한 파도를 일으킬 수 있기를 염원한다"고 말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평화나비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동아리다. 이번 강제동원 배상안과 관련해 18개 학교에서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용산역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행진을 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왔다. 릴레이 수요시위는 지난 4일 중앙대를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전국 12개 대학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지윤 기자 (kate7443@naver.com) 김혜중 기자 (khj991222@gmail.com)
정서윤 동대문구 의원(더불어민주당/장안1,2동·답십리2동)이 지난달 30일 동대문구의회 제4차 본회의에서 청년정착지원금 반대토론 중 “경외시(경희대, 외대, 시립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스카이(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지원해서 떨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지역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언론사와 통화에서 “학력 비하의 취지는 없었다”며 “단순히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청년을 위한 기반 시설을 설립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청년 기본 조례 일부개정안’ 의결에 이의를 제기해 청년정착지원금에 대한 찬반 토론이 진행됐다. 영상에 따르면 정 의원은 반대 발언에서 “조례의 취지 자체만은 공감하지만 지원금을 주면 우리 구에 전입해 살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단순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카이서성한중경외시 다들 잘 아시죠? 우리 구는 경외시가 있습니다”라며 동대문구에 소재한 세 학교를 언급했다. “저는 2017년부터 동대문구 청년 문화 활성화를 위해 제 돈으로 공간도 만들고 각 동에 있는 청년 공간들을 발굴해 만나며 힘을 합쳐 연대하자고 해왔습니다. 수 백명 의 청년들을 만나 함께 일하고 이야기해 봤습니다. 결론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경외시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스카이 학교들을 지원했다 떨어졌기에 사실 지역에 대한 애착심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정서윤 의원, 청년지원금 반대발언 중) 뒤이어 찬성 발언을 한 김세종(국민의힘/회기동, 휘경1·2동) 의원은 “상임위에서 이런 논의가 없었던 것이 의문”이라며 해당 조례안이 상임위를 전원 찬성으로 통과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경희대생으로 말씀드리지만 매우 동의할 수 없다. 애정을 갖고 학교를 다니는 경희대, 외대, 시립대 학생들에게 실례”라며 정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한편 의원들의 찬반 토론이 마무리된 후 진행된 표결에서 해당 조례개정안은 찬성 8, 반대 10으로 부결됐다. 동대문구의회는 총 19석 중 국민의힘이 9석, 더불어민주당이 10석을 차지하고 있다. 동대문구 청년 기본조례 일부 개정안은 ‘다른 시군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청년이 전입신고 이후 6개월이 지나면 집행부가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동대문구는 청년 1인 당 20만 원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다. 이승진 기자(lsg10227@naver.com)
덕성여자대학교(이하 덕성여대) 일부 학과에서 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아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행사가 진행되지 않은 학과 학생들은 교우 관계 형성과 학내 정보 교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생회 역할을 대신하는 권한대행만으론 원활한 행사 진행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덕성여대 학과 학생회는 학과를 배정받는 2~4학년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2학년 신입생 축하 △오리엔테이션 △미리 배움터 △개강총회 등의 주요 행사를 담당한다. 이외에도 △교수님 및 선배들과의 만남 △취업 정보 공유 △친목 도모 등의 활동을 운영해 학생들이 학과 내에서 교우 관계를 형성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생회가 없는 학과는 비상대책위원회 역할을 하는 ‘권한대행’이 행사 운영 권한을 갖는다. ‘권한대행’은 필수적으로 행사를 진행해야 할 책임이 없어 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을 경우 행사 운영 여부가 불확실해진다. 덕성여대는 △글로벌융합대학(글융대) △과학기술대학(이하 과기대) △아트앤디자인대학(이하 예대) △약학대학(이하 약대)으로 이뤄져 있다. 4개의 단과대학 중에 글융대와 과기대가 학과별 학생회 구성 여부와 행사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글융대 소속 22개 학과 중 9개 학과(△경영학과 △문헌정보학과 △문화인류학과 △사학과 △아동가족학과 △영어영문학과 △의상디자인학과 △철학과 △회계학과)에서 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았다. 학생회 미선출 비율은 41%로, 절반에 가까운 학과가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5개 학과(△경영학과 △문헌정보학과 △사학과 △아동가족학과 △영어영문학과)는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과기대는 11개 학과 중 2개 학과(△정보통계학과 △식품영양)에서 학생회가 선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회 미선출 비율은 18%이다. 학생들은 학과 행사가 진행되지 않으면 교우 관계를 만들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신입생 환영 행사를 진행하지 않은 학과에 소속된 정해린(글융대⋅21) 씨는 ‘‘수업에서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는 친구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며 “학과 학생들과 어울리고 싶다면 무조건 동아리에 가입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행사가 열리지 않은 학과에선 직접 친목 모임을 주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세정(글융대⋅21) 씨는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직접) 개강 파티와 뒤풀이 열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1학년 때는 학과가 없고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수업이 많아 학교에 혼자 다녔다”며 “학과가 배정된 2학년 때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어 에타에 직접 글을 올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게시물에 3개의 댓글이 달렸지만,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렸을 때 한 분 밖에 답장이 오지 않아 모임이 성사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과 학생회 구성 여부는 교우 관계 형성 외에도 학과 내 정보 교류에 영향을 미친다. 최은희(글융대⋅21) 씨는 “학생회 없이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면 크고 작은 학과 소식을 듣기 어렵고 소통이 잘 안된다”며 “하루빨리 학과 학생회가 생기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학과 학생회가 없는 이유에 대해 정유민(과기대⋅21) 씨는 “주로 3학년이 학생회장을 맡는데, 취업 준비와 여러 대외활동으로 학생회장 출마를 기피한다”며 “학생회를 하면 학교생활을 즐기기 어렵고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서 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학생회가 학교생활을 하는 데 필수적이지 않아서 학생회가 없는 과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외대(이하 외대) 서울캠퍼스 제57대 총학생회 ‘도약’(이하 총학)이 29일 정책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저조한 참석률로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를 포함해 14명이 오프라인으로 참석했고 그중 일반 학우는 6명에 그쳤다. 공청회는 배귀주(국제통상 20) 총학생회장과 황유리(영어교육 20) 부총학생회장의 주관 하에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공청회에서는 △총학생회 기조 및 정책 이행 상황 공유 △총학생회 활동 및 계획 공유 △22년도 하반기 총학생회 결산 공유 △23년도 상반기 총학생회 예산 공유 △23년 학사제도개편 경과 공유 및 대응 상황 보고 등 5개 안건을 다뤘다. 총학생회 도약, “외대 학생 위한 실질적 제도 마련에 힘쓰고 있다” 분야별 공약 이행 상황 보고는 취창업, 교육, 총장 선출, 생활 복지 시설, 재정 등 총 8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진행됐다. 배 회장은 세부적으로 졸업학점 축소, 국제학사 남녀 휴게실 재개방 및 등록금 의존율 완화를 위한 학교 재정 강화 등을 언급했다. 국서별 상반기 업무 보고 및 활동 계획 공유에서는 6개 국서와 Global Cooperation team의 주요 사업에 대해 다뤘다. 세부 내용으로 교양 필수 과목 커리큘럼 개선, 재정강화를 위한 모니터링 진행, 국제 학생과의 연대 강화를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 주최 현황을 공유했다. 이어 총학은 작년 하반기 결산안 및 올해 상반기 예산안을 보고했다. 총학은 상반기 예산안 중 취창업 박람회에 예산 4천만 원을 편성했다. 구체적인 사업 일정에 대한 질문에 황 부회장은 “5월에 해외 연사를 초청하는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학우들의 등록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학사 제도개편 경과 및 대응상황 보고에서는 서울캠퍼스 AI융합대학 신설 및 4개 유사중복학과 통폐합에 대한 총학생회 대응 상황을 다뤘다. 배 회장은 졸속적인 학사제도 개편안을 지적하며 “학생들의 요구안을 실현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말했다. 또 학제개편을 카드뉴스로 전달하던 기존 방법에 더해 “영상을 만들어 학우들의 이해를 증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사전 설문에서 ‘졸업학점 축소’와 ‘학교 재정 강화’가 주요 현안으로 꼽혀 총학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잔디광장 공청회 홍보부스에서 사전질의 사항을 수렴했다. 총학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학우들은 △졸업학점 축소와 △등록금 의존율 완화 및 학교 재정 강화를 가장 시급한 학내 현안으로 꼽았다. ‘졸업학점 축소 요구’에 대해 배 회장은 “외대 졸업 이수 학점은 134학점으로 타 대학교와 비교했을 때 높다”며 “상반기에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바탕으로 요구안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학우들이 바라는 방향대로 개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 재정 강화를 위해 구체적인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황 부회장은 “외대는 교비 회계에서 등록금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65.6%로 4년제 사립대 전체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사업 지원처 면담 및 대학평의원회 를 통해 교내 수익 사업의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현장에서 김기태(경영 19) 학우는 “외대도 천원 조식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배 회장은 “천원 조식은 재단이나 동문회에서 지원금을 받아 시행하는 대학이 많다”며 “현재 총학생회와 행정지원처가 함께 총동문회에 요청을 한 상황이며 총동문회가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학점포기제 도입에 대한 학우들의 요구가 있는데 이에 대해 논의된 바가 있느냐’는 외대알리 기자의 질문에 배 회장은 “총학 내 관련 논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점포기제 도입 후 충분한 학업적 노력이 이뤄지지 않아 이를 폐지한 타 학교 사례를 언급했다. 이에 더해 황 부회장은 학생들의 학습 부담 완화를 위해 졸업 학점 축소, 성적 평가 방식 개편 등에 힘 쓰고 있음을 강조했다. 재학생 참석률 ‘0.1%’...총학 "오고 싶은 공청회 만들겠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공청회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학생 참석률은 저조했다. 전체 참석자는 총학생회 관계자를 포함해 14명 뿐일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었다. 외대 학사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3월 30일 오전 11시 기준 서울캠퍼스 재학생은 9,348명이다. 이날 공청회에는 재학생의 0.1%만이 참석한 셈이다. ‘총학생회 공청회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냐’는 외대알리 기자의 질문에 배 회장은 “홍보부스를 운영해 관심도를 높이고 참석자에게 상품을 증정하는 등 유인책을 이용할 것”이라 답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배 회장은 “공청회 참석률과 관심도가 저조한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학우들이 총학생회단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질의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또 “학우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학생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제57대 총학생회 ‘도약’의 공청회 전체 영상은 유튜브 ‘한국외대 총학생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류효림 기자 (andoctober@naver.com) 안윤지 기자 (julie6415@naver.com)
지난 14일, 성공회대학교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에 입장문을 올렸다. 입장문의 제목은 ‘학우들 동의와 의견 없는 학제 개편은 누구를 위한 개편입니까’였다. 학우들은 입장문을 통해 처음 학제 개편 소식을 접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총학 비대위가 공식적으로 학제 개편 소식을 접한 건 3월 13일이었다. 이들은 최영묵 교무처장을 만나 학제 개편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최 처장에 따르면 성공회대학교는 2024학년도 입학생부터 개편안을 적용하려 한다. 2024년에 입학한 이들은 이듬해 새 학부제를 바탕으로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최 처장이 총학 비대위에 말한 개편 사항은 다섯 가지다.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국제학부를 만든다.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 관련 내용을 가르치는 미래학부를 개설한다. △경영학과를 사회융합자율학부에서 독립시켜 학부로 개편한다.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와 인문융합자율학부를 통합한다. △IT 학부의 경우 기존의 전공 체제를 10가지 미니 트랙으로 바꾼다. 현재의 4개 학부 체제가 6개 학부 체제로 달라진다. 학우들은 학제 변경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학우들과 학생자치기구의 의사를 수렴하는 자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13일에 총학 비대위와 최 처장이 만난 자리도 본래 교양 교과과정 개편을 논하는 자리였다. 회대알리는 22일 정오에 총학생회실에서 김현지 제38대 총학생회 부비상대책위원장과 안혁 집행위원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학제 개편 소식을 어떻게 접하게 되었는가? 김: 올해 2월 2일, 학교법인 이사회에 참관해 알게 되었다. 이사회는 매년 초에 예산안을 심의한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예산안을 심의할 권한이 없어 참관 자격으로 자리했다. 그때 현행 학부제를 개편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다. 사실 2월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학교 측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얘기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사회에서는 학교를 살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논하던 중 “학제를 개편할 예정이다”, “가안이지만 이런 식으로 진행할 것 같다”는 얘기가 오갔다. 학제 개편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이었다. 공식적으로 학제 개편을 알린 자리가 아니었고, 학제 개편을 학생회에 알리는 자리도 없었다. 새터를 우선으로 두고 업무를 진행했다. 새터가 끝나고 학교도 학제 개편에 대해 얘기할 게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학생복지처에 자리를 마련해달라 부탁했다. 학생복지처가 교무처와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학교에서 학제 개편에 대해 의견을 나눌 자리를 먼저 갖자고 한 적은 없었다. 최영묵 교무처장에게 교양 과목 개편에 대해 물었는데, 우리에게 학제 개편까지 말해줬다. 입장문에는 13일에 만난 걸 ‘교육부에 4월 안으로 보고해야 한다는 이유로 급하게 가진 자리’라 언급했다. 어떤 의미인가? 안: 맥락은 다음과 같다. 예비대학 프로그램을 앞둔 때였다. 예비대학에서 학부별로 교과 과정을 설명해야 하는데, 교무처가 교양 교과과정 관련해 바뀐 게 있다고 연락했다. 교양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올해 신입생부터 적용한다고 하는데, 학생자치기구와 소통한 바 없는 내용이었다. 학교 측과 만나 확인해야 하는 시점에 새터를 다녀왔다. 이후 최영묵 교무처장을 만나 교양 교과과정 개편을 물었다. 그 자리에서 최 처장은 교양 교과과정 말고 변하는 게 더 있다며 학제 개편을 언급했다. 4월 초에는 교육부에 학부 신설을 위해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2월에 열린 이사회에서는 컨설팅 내용을 보고한 자리였다. 학제 개편 소식을 접한 뒤, 학내 구성원에게 학제 개편 관련해 전달받은 게 있는가? 김: 어제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센터와 인터뷰를 했다. 미디어센터가 교무처를 취재했는데, 교무처는 미디어센터에게 인문융합자율학부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를 합치지 않는 2안이 있다 말했다. 우리는 그런 걸 듣지 못했다. 학생들이 통합을 반대한다면 진행할 수 없을 거라는 얘기만 들었다. 안: 학교 측은 4월까지 교육부에 국제학부나 미래학부 신설을 교육부에 보고해야 한다고 했다. 교무처가 학우들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고 답하더라도, 교육부에 보고하려면 학교는 실무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 찬반을 떠나 진행 과정을 보면, 2024년에 개편안을 확정하고 발표해야 2025년에 적용할 수 있다. 24년까지 발표하려면 지금 8개월밖에 안 남았다. 교무처가 학생자치기구와 공식적인 소통 없이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개편안의 내용이 말하는 자리마다 달라졌다. 김: 13일에 교무처장을 만났을 때 학생 대표자들과 만날 자리를 만들어 달라 요청했다. 3월 27일에 일단 학부 학생회, 학과 전공 대표 인원과 교무처장이 만나는 자리를 준비했다.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할 건데, 여기서도 바뀐 말이 나올지 모른다. 현재 총학 비대위가 판단하는 상황은 방금 답변한 내용으로 갈음할 수 있는가. 개편안을 물을 때마다 얘기가 다르고, 학우들과 논의가 없는 상황인듯하다. 김: 그렇다. 학교가 학우들과 소통하지 않았다. 안: 곧 2024학년도 입시 요강이 나와야 하는데, 사실 지금도 많이 늦었다. 몇 년 후 개편하는 사안도 아니고 몇 달 남지 않았다. 김: 아직 입학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정 지원을 타파하기 위해 학제를 개편하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학교 측은 경영위기 대학 평가를 앞둔 현재 학제 개편을 통해 변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학제를 개편하더라도, 일반 재정지원 대학에 선정되지 못한 2021년부터 준비해야 했다. 총학 비대위가 낸 입장문을 보고 학제 개편을 처음 알았다는 학우들이 정말 많았다. 김: 학생자치기구를 통해 학우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 총학 비대위는 지난해 농활을 비롯해 여러 사업을 진행하며 학우들을 대표하는 기구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학생복지처랑 조금만 얘기해보아도 우리와 소통할 방법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입장문에 따르면 학제 개편에 관한 논의가 다섯 차례 있었다고 한다. 다섯 차례의 논의는 어떤 자리였나? 김: 공식적인 자리였다. 최영묵 교무처장은 학제 개편은 컨설팅에 따른 것이며, 지난해 11월부터 다섯 차례 논의했다고 말해줬다. 그 과정에서 학생자치기구를 비롯한 학우들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안: 전공 교수들과는 이미 논의하고 있으며, 의견 수렴이 어느 정도 끝나간다고 들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 시점까지 학교 측은 전공 교수들을 만났다. 학우들은 만나지 않았다. 학제 개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학우들이 논의에서 빠졌다. 김: 15일에는 전공 교수들을 대상으로 학제 개편에 대한 설명회가 있었다. 이 설명회는 총학 비대위가 학제 개편 소식을 공식적으로 접하기 이전부터 잡혀 있었다. 13일에 교무처장과 얘기하지 않았다면 15일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다. 이사회에서 학제 개편을 언급했다고 하는데, 이사회 회의록에서는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관련해서 대응할 계획이 있는가? 안: 학제 개편을 논하는 과정을 학우들이 알 수 있도록 공개하지 않았다. 회의록에 한 줄 적히고 안 적히고는 사실관계의 여부지만, 그 자리에서 논의했다는 사실만으로 학교 측은 학제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밝혀야 했다. 이에 아쉬움을 느낀다. 김: 이 의제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우리에게는 좀 더 명확한 정보가 필요했다.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학제 개편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총학 비대위의 임기는 총학생회 보궐선거와 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끝나는 4월까지다. 앞으로 중앙운영위원회나 총학생회 차원에서 이 의제를 끌고 갈 생각이다. 총학 비대위는 학제 개편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학우들이 목소리를 낼 자리나 방법이 궁금하다. 안: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학생회 단위와 학교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마련하려 한다.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도 많이 만들려 한다. 전체학생총회의 필요성도 느낀다. 2019년 이후 전체학생총회가 한 번도 열리지 못했다. 학우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기간 학교에 오지 못했고,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기 어려웠다. 이번 학제 개편에서 학우들의 의견이 계속 배제되었다. 학우들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 향후 들어설 학생회는 학제 개편이라는 의제를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 총학 비대위는 전체학생총회를 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전체학생총회가 열리기 어렵다면 학우들과 학교 본부가 만나 입장을 표명할 자리를 계속 만들려 한다. 김: 27일 이후 학우들을 만나는 자리를 준비할 예정이다. 학교와 학생이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자치기구와 학우들이 만날 자리도 필요하다. 각 단위 선거가 끝나는 4월부터는 전체 학우들의 목소리를 는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 현재 야식 사업을 준비 중인데, 이를 통해서도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려 한다.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안: 지금 학우들에게 바라는 건 많은 관심이다. 학우들의 관심이 없다면 학생회의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가 된다. 학우들의 높은 관심과 따끔한 비판이 필요하다. 코로나19나 학생사회의 단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인한 상황 등 여러 이유로 학우들과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적어 아쉬웠다. 앞으로 학우들과 만날 자리를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 간담회를 열어 학교와 학우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그곳에서 목소리를 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김: 학생회가 뭔가를 했을 때 관심을 두는 학우가 몇 명이라도 있다면, 학교에 한 명의 학우라도 남아 있으면 학생회는 자리를 지켜야 한다. 학우들의 의견을 묻지 않는 독단적인 학제 개편은 학우들을 학생 구성원으로 존중하지 않는 처사다. 학우들이 자신이 있는 자리를 좀 더 사랑해줬으면 한다. 학교를 거쳐 가는 곳이라 생각하지 않고, 학교를 더 사랑해주고 관심 두길 바란다. 취재: 강성진 기자(helden003@gmail.com), 권동원 기자(jdc6991@naver.com) 글: 강성진 기자
"그거 보이스피싱이야" 기자는 지난 2월 편의점에서 근무한지 사흘 만에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편의점 본사라고 말한 상대는 구글 플레이 기프트 카드 사기범이었다. 다른 편의점 직원으로부터 "보이스피싱"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이미 돈이 빠져나간 후였다. 본사와 해당 편의점의 물류 수를 조정하겠다는 말은 이들의 대표적인 사기 방법이다. 검찰청에 따르면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은 지난 5년간 증가하고 있다. 발생 건수는 2018년 6221건에서 2022년 8930건으로 2500건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검거 건수는 해가 바뀔수록 발생 건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우리 사회에 이들을 위한 안전망이 있을까. 본사인 구글 플레이는 기프트 카드 사기를 당했을 때 경찰서에 신고하고 구글에 보고하라는 점만 안내한다. 사기를 당한 아르바이트생과 점주는 기약 없는 사기범 검거만을 기다리며 피해액을 매출액으로 메꿔야 할 뿐이다. 국내 편의점 빅 4 중 GS25는 전 점포에 무상으로 연 1회, 최대 70만 원을 보장하는 '신종 전화 사기 피해 보상 보험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피해 관련 보상 제도가 없다. 구글 기프트 카드, 왜 범죄 용도가 되었나 구글 플레이 기프트 카드는 현금과 카드에 비해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 유튜브, 카카오톡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인앱, 인게임, 영화, 독서, 유튜브 프리미엄, 카카오톡 이모티콘 결제가 가능하다. 제한된 플랫폼에서 사용이 가능한 구글 기프트 카드는 어쩌다 사기의 용도가 되었을까. 구글 플레이 기프트 카드를 비롯해 다양한 상품권과 모바일 교환권은 상품권 매입 등록업체 등을 통해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10~15%의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3~5분 안에 입금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구글 플레이 기프트 카드는 해외 기업인 '구글'의 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경찰이 영장을 발부해도 구글은 이에 대응할 의무가 없다. 이러한 약점을 파악한 범죄자들은 개인정보가 밝혀질 여부가 적은 방법을 택한 것이다. 파편화된 보이스피싱 조직, 범인 검거에 난항 취재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연락이 오는 전화번호, 카카오톡 계정은 이미 다른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인 경우가 많다. 유출된 개인정보로 수 백 개의 전화번호가 개통된 사례도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주로 해외에 위치한다. 이로 인해 직접 보이스피싱을 주도하는 상부부터 국내에서 전화번호, 계정 등을 빌려주는 하부까지 체계적으로 분화되어 있다. 또한 보이스피싱 처벌과 검거는 국내에 위치한 하부 조직 중심으로 이루어져 유사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에게 재산상의 피해 뿐 아니라 심리적인 자괴감과 상실감을 갖게 하는 악질 민생 범죄이다. 수사기관은 해외 조직을 검거하고 신종 수법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는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에방하고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지난 9일 "[긴급] 통학버스 출발시간 변경 안내"를 공시했다. 학교 측은 공지와 함께 "교통체증으로 인해 통학버스 학교 도착시간이 예상보다 지체되고 있다"며 변경 사유를 밝혔다. 변경된 시간표는 13일(오늘)부터 적용되고 있다. 글로벌캠퍼스는 이번 학기부터 서울캠퍼스와 동일하게 정시(1교시 09시 정각)에 수업을 시작한다. 기존 학부 수업 시간은 1교시 기준 09시 30분이었지만, 학교 측은 "양 캠퍼스 동시 수강 가능한 수업 개설, 행정 편의성, 교육 인프라 향상" 등을 이유로 수업 시작 시각을 변경했다. 학우들은 곧장 학교 측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문제를 제기했으나 학교 측은 "통학 셔틀 노선과 광역버스 증차를 시도하겠다"며 학우들의 반발에도 변경을 강행했다. 하지만 개강 직후, 몇몇 통학 버스들이 교통체증으로 9시를 넘기거나 가까스로 도착하는 일이 빈번하자 통학 버스를 이용하는 많은 학우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를 파악한 학교 측과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시그널'은 회의를 통해 통학버스 시간을 변경했다. ▲ 통학버스 시간 변경 고지 카드뉴스 / 사진 =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제 44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시그널 인스타그램 [등교] ○ 모든 변경사항 3/13(월) 등교 버스부터 적용 ○ 광화문 노선 등교 출발시간 변경(07:30 → 07:20) ○ 잠실/천호/하남 노선 등교 출발시간 변경(07:20 → 07:00) 및 1대 추가운행(상일초 정류장부터) ○ 범계 노선 등교 출발시간 변경(07:40 → 07:20) / 25인승 추가 투입 고려 ○ 수원 노선 등교 출발시간 변경(10:00 → 09:50) ○ 수지 노선 등교 출발시간 변경(08:10 → 08:00) / 25인승 추가 투입 고려 ○ 신갈 노선 등교 출발시간 변경(07:45 → 07:40) ○ 판교/서현 노선 07:50 차량 일시 미운행 중(차량 수배 중. 확보 즉시 운행 예정) -cf. 4월 중 판교/서현 노선 등교 출발시간 10분씩 당겨질 예정 [하교] ○ 판교 노선 하교 출발시간 변경(18:40 → 18:20) ○ 경기광주역 노선 하교 출발시간 변경(17:20 → 17:30)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글로벌캠퍼스 교내 버스를 두고 여러 지적이 나오고 있다. 셔틀버스 운행이 시간표와 달리 불규칙하다는 점과 인원이 몰리는 1교시와 4교시 셔틀버스 증차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내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강현준(철학 21) 학우는 "시간표에 맞춰 운영한다고 고지 해놨음에도 셔틀이 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가끔 차량에 학생이 다 탑승하면 시간이 되기 전에 출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사님들마다 입석 허용에 관한 기준이 달라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통일성 있는 기준안을 요청했다. 또 "아침 시간대에는 시간표대로 운행하기보단 여러 셔틀버스가 계속해서 교내를 순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지석 기자(dlwltjr1214@naver.com)
중앙대학교(이하 중앙대) 새내기 새로 배움터(이하 새터)에 참여하기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온 신입생이 ‘구글 폼 오류’로 참여자 명단에 등재돼있지 않아 입장을 거부당했다. 학내에선 ‘융통성 없는 대처’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경영경제대학(이하 경경대) 학생 A씨는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진짜 인생 뭐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A씨는 게시물을 통해 “새터에 가려고 일부러 지방에서 서울로 왔는데 구글 폼 오류로 이름이 등록되지 않아 새터에 참석할 수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터에 참여하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기차표와 뒤풀이 비용을 모았는데 헛고생한 거 같아 감정이 복받친다”고 전했다. 해당 게시물엔 600건 이상의 공감과 2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A씨는 같은 날에 추가 게시물을 올려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A씨는 새터 참여를 위해 인솔 담당자에게 이름과 소속 학부를 말했지만 ‘미신청자’로 분류돼 행사 장소에 들어갈 수 없었다. 다른 담당자들이 명단을 재차 확인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A씨는 신청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SNS상에서 새터 참여에 투표한 기록을 보여줬지만, 담당자는 “가끔 구글 폼 오류가 난다”며 “(구글 폼으로 신청한) 명단에 이름이 없으면 집으로 돌아가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새터에 참여하지 않고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미 수십 차례 구글 폼을 확인했고 (명단에) 이름이 없다고 할 게 뻔했다”며 집으로 돌아간 이유를 설명했다. 구글 폼 오류로 새터 신청자 명단에서 제외된 학생은 더 있다. A씨와 같은 단과대에 재학 중인 B씨도 신청 내역이 확인되지 않아 새터에 참여할 수 없었다. 게시물에는 A씨와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는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신입생을 위해 마련된 새터인데 신입생이 참여하지 못하는 게 황당하다”, “신청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지만 주최 측의 대처가 미흡했다”며 경경대 새터를 주최한 경경대 새내기 새로 배움터 기획단(이하 새기단)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비판했다. 한편 경경대 새터 주최 측은 행사 초기엔 새터 참여자 명단을 확인했지만 이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입생을 입장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단과대는 새터 미신청자를 대상으로 당일 현장 신청을 받는 등의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6일에 경경대 새기단과 비대위는 단과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주최 측은 “추가 신청자나 당일 현장 접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했다”며 “미숙한 운영 방식으로 인해 큰 기대를 하고 있었을 신입생에게 깊이 사과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동덕여자대학교(이하 동덕여대)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설립자의 친일 행위를 미화해 학내 구성원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동덕여대는 지난달 28일에 열린 2023학년도 입학식 연혁 보고에서 설립자 조동식의 친일 행위를 미화했다. 학교는 조 씨의 창학 목적을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구하려는 애국계몽운동이 활발하던 시기에 여성교육을 통한 구국운동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입각”한 것으로 표현했다. 같은 달 21일 동덕여대 새내기 배움터에서 배부된 ‘2023 학교생활 가이드북’ 창학정신에는 학교가 “일제의 가혹한 탄압과 질곡 속에서도, 조국과 민족을 위난으로부터 구제하여 국가의 사업과 민족적 과업에 기여했다”는 내용이 수록됐다. 조 씨는 친일 인명사전과 친일반민족행위 704인에 올라가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2009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 씨는 일제 침략전쟁 협력을 위한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동덕고등여학교 교장으로 재임 중이던 1942년 3월, 『매일신보』에 징병제도 실시에 부응해 조선의 여성들이 ‘군국의 어머니’가 돼야 한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1944년 1월에는 같은 매체를 통해 내선일체와 일제의 침략전쟁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덕여대 제56대 총학생회 '파동'(이하 총학)은 대학 측에 ‘2023 학교생활 가이드북’에 실린 설립자의 친일 행위 미화 내용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학교 측은 무응답으로 일관하다가 제작 직전에 총학생회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완성본을 전달했다. 총학이 반발하자 이미 업체에 제작을 의뢰해 내용 변경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이에 지난달 7일, 총학은 학교 측의 설립자 친일 행위 미화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조 씨의 동상과 학교 본관에 ‘친일 미화 규탄한다’, ‘역사를 잊은 동덕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적힌 피켓을 부착했다. 학교 측은 설립자 친일 행위 미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동덕여대 김서원 총학생회장은 “(설립자의 친일 행위 미화가) 이번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올해 안에 최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환경을 고려한 미래 산업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출시됐지만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을 고려하기엔 이른 출시가 아니었는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7일 서울 성수동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에 65명의 인력과 차량 27대가 동원됐다. 화재 현장 근처에 있던 시민들이 창문을 깨고 운전자를 구출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전기차 1대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소방대원 52명 △경찰 11명 △구청 직원 2명과 △펌프 6대 △탱크 7대 △구조대 2대 △구급차 2대 △기타 차량 7대가 투입돼 수십 대의 장비와 수십 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이외에도 전기차를 보유한 차주들은 차체 결함을 경험한다. 전기차 차주 박현진(55⋅오산) 씨는 “설에 서울로 올라가다 시동 오류가 생겨 보험 회사를 불렀지만 바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해 택시를 타고 집에 온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울에서 견인 조치 후 본사에서 수리를 했는데, 수리기사가 사람으로 치면 심장마비가 온 상태라고 설명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경우 일반 차와 차이가 있다. 전기차 화재의 평균적 통계를 보면 일반 차에 비해 화재 진압 시간은 5배 정도이고 필요한 물의 양은 최소 10배에서 최대 100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의 특수성 때문이다. 차세대 전지로 알려진 리튬 이온을 사용해 충격이 발생하면 터지듯 폭발하기에 다 탈 때까지 쉽게 꺼지지 않는다. 배터리에 불이 붙어 폭발하는 일명 열폭주 현상으로 화재 진압에 많은 시간과 인원이 필요하다. 소방청은 “최근 3년 사이 전기차 화재 사고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기차를 보유 중인 박 씨는 “화재가 나면 차가 열리지 않는다는 글을 보고 유리창을 부수는 요령을 찾아보기도 했다”며 전기차 화재 사고를 접한 심정을 밝혔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지난 해 11월 전기차 화재 재연 실험을 통해 지난 1월, 새로운 ‘이동형 냉각수조’를 개발했다. 이동형 냉각수조는 바닥과 4면이 막힌 수조 안에 화재가 난 전기차를 넣고 물을 채워 리튬 이온 배터리가 물에 잠기게 하는 장치이다. 수조 윗부분이 개방돼 있고, 물을 가득 채우면 무게가 많이 나가 터널이나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아직 모든 소방서에 보급되지 않았다. 서울 소방재난 본부 홍보기획팀 이수민 주임은 “수조 한 개당 비용이 약 2천만 원에 달해 모든 소방서에 ‘이동형 냉각수조’를 보급할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현재 국내에 있는 이동식 수조는 44개이며 올해 72개의 수조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기차를 보유 중인 김유진(47⋅용인) 씨는 “화재 진압 시 필요한 수조도 부족하지만 충전 인프라도 부족하다”며 “전기차를 운전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연이은 전기차 화재 사고는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윤채원(24⋅서울) 씨는 “전기차 화재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전기차 구매를 보류하게 됐다”며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로 출시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기차 외에도 LPG 등 다른 친환경 차량을 알아볼 것 같다”고 밝혔다. 박정옥(47⋅용인) 씨 역시 “화재 사고 등 문제가 지속된다면 출시를 중단해야 한다”며 “전기차의 모든 결함이 보완될 때 구매를 다시 생각해 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문하은(25⋅하남) 씨는 “화재 발생 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관련 제도가 마련된다면 전기차 구입을 희망한다”며 “환경을 생각해서는 꼭 필요한 산업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 [알못 주제에]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섣불리 기사를 쓰지 말자는 마음에서 기획했습니다. 저희는 어설픈 '잘알'보다는 '알못'이 되기로 했습니다. 한 번의 경험에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한 번의 취재로도 당사자와 외부인의 어려움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알못 주제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놓쳤던 것들을 만나고 체험합니다. 이 기사를 통해 지금까지는 몰랐지만 조금이나마 알아가며 공감할 수 있도록 저희가 느낀 현장 그대로를 전달하겠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서울캠)가 지난 2020년 국립특수교육원이 발표한 「2020 장애대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평가 결과」에서 보통 등급을 받았다. 과연 휠체어 이용자에게 서울캠은 시설을 이용하기에 충분한 수준인가. 휠체어 이동을 위한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외대알리가 직접 수동 휠체어를 타고 캠퍼스를 돌아봤다. 도서관 장애인 화장실이 청소도구함으로 쓰이고 있었다 사이버관, 도서관, 국제학사, 본관, 교수학습개발원은 1층에만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했다. 인문과학관은 1층에 여자 장애인 화장실, 2층에 남자 장애인 화장실이 있다. 휠체어가 인문과학관 장애인 화장실에서는 진입하기조차 힘들었다. 국제학사의 경우, 회전 반경이 충분하지 않아 좌변기로 몸을 옮길 수 없었다. 사이버관 장애인 화장실은 비교적 편리했다. 화장실 진입로에 턱이 없고 입구에는 자동문을 설치했으며, 좌변기로 몸을 옮길 수 있는 공간이 충분했다. 도서관은 충격적이었다. 도서관 1층 남녀 장애인 화장실은 청소도구함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각종 청소도구가 변기를 둘러싼 채 휠체어를 가로막았다. 이와 관련해 도서관 학술정보팀에 문의한 결과, 관계자는 "바로 조치해 장애인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캠퍼스 어디에도 자동문이 없다 건물 입구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겨울이라 닫혀있던 문 앞에서 휠체어를 멈췄다. 수동문을 휠체어에 앉아 밀고 당기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수동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도움을 받아 건물 내부로 들어오자 식당 쪽으로 향하는 복도에 굳게 닫힌 문이 보였다. "추워요! 문은 꼭 닫아 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야속했다. 작은 휠체어가 통과하기에 좁은 복도는 덤이었다. 이를 두고 한 교내 관계자는 "휠체어가 지나가기에 너무 좁아, 휠체어 바퀴를 잡은 손이 쓸려 다칠 수도 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제학사 출입문에서도 휠체어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었다. 평소 열고 닫을 때에도 무거웠던 문이지만, 오늘은 무게조차 느낄 수 없었다. 휠체어로는 혼자 기숙사를 드나들 수 없다. 도서관 입구 중앙에 위치한 회전문도 무용지물이었다. 휠체어 크기와 회전 속도를 감안하면 진입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비장애인 도서관 이용자의 출입문은 회전문과 수동문까지 두 개이지만, 휠체어 이용자에겐 단 한 개도 없다.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센서가 부착된 슬라이드 자동문이 필요하다. 가파른 경사로와 안심할 수 없는 도로 경사로가 있으니 들어가기 쉽겠다는 생각이 인문과학관 앞에서 사라졌다. 휠체어 바퀴를 손으로 굴려서 올라갈 생각을 하니 경사로 초입부터 한숨이 나왔다. 겨우 올라왔더니 눈앞에 있는 수동문이 문제였다. 문을 열면서 뒤로 계속 미끄러지는 휠체어를 고정할 방도가 없었다. 그렇다고 브레이크를 걸면 문을 열 수 없었다. 본관 경사로는 완만해 보였다. 천천히 내려갈 수 있겠다고 기대했지만, 경사로에 진입하자마자 수동 브레이크를 당기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였다. 눈대중으로는 경사도를 판단할 수 없었다. 도서관 쪽문에서 잔디광장으로 가기 위해 언덕진 길 앞에 섰다. 도저히 못 내려갈 것 같았다. 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속도가 붙을까 겁이 났다. 눈앞에 펼쳐진 경사로와 왼쪽 너머에 보이는 사회과학관 방향 언덕을 보니 바퀴가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툭'. 배수로 덮개에 바퀴가 걸렸다. 곳곳에서 허점이 보였다. 군데군데 움푹 파인 도로와 장애물이 휠체어를 가로막았다. 어디서든 눈을 부릅뜨고 땅을 보며 움직여야 했다. 제 시간에 강의실에 도착했지만...착석에만 5분 강의실 문은 건물 출입문보다 열기 쉬웠다. 문이 가벼워 어렵지 않게 당길 수 있었다. 물론 입실 후 문을 닫는 것은 여전히 어려웠다. 들어온 강의실은 책상이 고정된 PC 학습실. 스스로 의자를 빼고 자리 잡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했다. 특히 앞뒤 줄의 책상이 고정된 상태에서, 휠체어를 돌리기가 버거웠다. 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기본 중에 기본인 강의를 듣는 것조차 어려웠다. 사이버관 소강당 의자는 부착식으로 설치됐다. 휠체어가 들어갈 공간이 부재한 것이다. 책상에 표시된 그려진 휠체어 그림은 말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엘리베이터가 교개원에는 "없어요" '엘리베이터 없음'이라고 적힌 종이 한 장이 자랑처럼 붙어있었다. 6층까지 강의실로 꽉 찬 교수학습개발원(이하 교개원)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휠체어 이용자가 교개원 입구로 들어가 사용 가능한 공간은 1층뿐이다. 도서관의 경우 1층 로비에서 바로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다만, 원한다고 바로 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담당자의 도움이 필요했다. 우선 담당자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다. 담당자가 오면, 신분을 확인한 후 엘리베이터 잠금을 풀어준다. 이후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정도면 거의 최고다" 도서관 학술정보팀의 명형택 팀장은 도서관 장애인 이용 시설 평가에서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서관을 포함해 캠퍼스 내 대부분의 시설이 휠체어 이용자에게 열악한 현실이다. 한편 캠퍼스 곳곳을 누비며 휠체어에 앉은 기자를 위해 학우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수동문을 잡고 기다려주거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는 등 휠체어를 보자마자 누구 하나 지나치지 않았다. 휠체어에 앉아 조금은 낮은 위치에서 도움을 받는 순간 아직 살 만한 세상이라고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휠체어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도움을 주는 시선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배려의 시선이 없어도 휠체어를 타고 아무렇지 않게 누빌 수 있는 캠퍼스가 필요하다. 알못 주제에, 외대에서 휠체어를 타봤다.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류효림 기자(andoctober@naver.com) 오기영 기자(oky98@daum.net)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4일 오후 2시 세종대로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본래 광화문 북광장에서 시민추모대회(이하 시민추모대회)를 열기로 했으나, 서울시가 같은 날 오전 광화문광장 남측에서 KBS가 촬영한다는 이유로 사용을 불허해 장소를 옮겼다고 밝혔다. 시민추모대회의 진행을 맡은 장유진 진보대학생넷 대표가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하며 시민추모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본래 일정대로 오후 2시 광화문 북광장에 주최 측과 일부 참가자들이 집결해 있었으나, 서울시가 장소 이용을 허가하지 않아 한국프레스센터 옆 세종대로로 자리를 옮겼다. 장 집행위원장의 발언 이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6개 정당 대표가 연단에 올라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추모의 뜻을 전달했다. 한편 신자유연대를 비롯한 보수단체가 시민추모대회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세종대로에 집결해 시민추모대회 참가자들에게 폭력적인 언행을 행하여 여러 차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작년 10월 29일, 이태원에는 정부가 없었습니다. 참사 100일이 가까운 지금까지, 유가족에게도 정부는 없습니다. 왜 저희들을 이다지도 모멸차게 외면하시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저희들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광화문, 시청 광장 앞으로 나오기로 결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려 합니다. 이상민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려 합니다. 특수본과 국정조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많은 사실들이 있기에, 독립된 진상조사 기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려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희가 반정부 단체입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왜 저희를 외면하십니까?" "지금 엄마 옆엔, 엄마 같이 소중한 아이를 갑자기 잃어버린 유가족 분들이 엄마의 손을 잡아주고 계셔. 여기 엄마들은, 서로의 존재만으로, 서로에게 때론 위로가 되기도 해. 엄마는 여기서 비록 우리 재현이가 짧은 생이었지만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준 밝고 예쁜 아이라는 걸, 그런데 너무 억울하게 죽었다는 걸 사람들에게 말해주려 해. 엄마 힘낼게 재현아." "두 친구를 알고 지낸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 인생에서 메이와 티샤는 영원히 기억될 거야. 너희들의 미소, 얼굴, 웃음 소리를 우리가 기억하고, 우리를 보던 너희들의 목소리도 아직 생생하게 들려. 하지만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중간에 경찰 분들이 계속 서있습니다. 뒷쪽이 안 그래도 보이지 않는데, 중간에 껴있는 경찰들은 바로 자리를 비켜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아까 전, 분향소를 설치하던 과정에서 경찰의 과도한 진압으로 유족 분 한 분이 실신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 우리 시민들의 추모대회를 방해하지 말고, 자리에서 나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금도 딸에게 카톡 문자를 보내고 있다는 어머니, 꿈에서라도 자식을 보고 싶어 영정을 끌어안고 주무시는 아버지도 계십니다. 유족들에게 온 세상은 까만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국가 권력은, 유족들의 상처를 철저히 짓밟았습니다. 대통령의 사과,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유족들의 강렬하고 간절한 바람을 철저하게 묵살해왔습니다. 참사 이전에도, 참사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국가의 책임은 실종됐습니다. 심지어 오늘, 희생자들을 기릴 자그마할 공간을 내달라는 유족들의 작은 염원조차, 서울시는 매몰차게 거절했습니다. 평범한 유족을 투사로 만든 이 정권의 무책임하고 비정한 태도에 분노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오세훈 서울시장님, 이곳을 가득 메운 경찰기동대를 보십시오. 이들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 있었어야 했습니다. 조금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바로 이곳에 꽃 한 송이 들고 와서 유족들에게 사죄하십시오. 저는 오늘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159명의 목숨이 사라진지 100일이 지났는데도 책임자들의 교활한 변명과 발뺌은 여전하고, 대통령은 단 한 차례도 유족을 만나지 않고 사과조차 없습니다. 강자들은 너무 쉽게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 추모제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단 하나의 공간도 내어줄 수 없다며 광화문광장의 사용을 불허했습니다. 그리고 유가족들과 우리 국민들은, 이곳 서울시청 앞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분향소를 설치했습니다. 서울시의 턱밑에서, 정부서울청사의 바로 코 앞에서, 우리 국민들은 이태원참사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어떻게든 이태원참사를 지우고 가리려 하는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의 유가족들과 국민들이 설치한 분향소를 보며 제발, 단 한 줄의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끼면 좋겠습니다." "저는 100일을 맞아, 백 마디의 말보다 여러분께 100초간의 침묵과 기억을 제안드립니다. 온전한 침묵과 추모조차 허락되지 않은 시대지만, 여러분 우리 100초 동안만 그분들을 기억해봅시다." "100초의 시간이 이렇게 긴데, 100일 동안 유가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 약속했지만 또 한 번의 대규모 인명 피해를 막지 못했습니다. 참사 100일을 앞둔 지금, 갈 수록 엄혹해지는 현실 속이지만 그저 안타까워 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죽음을 대하는 자세는 곧 인간과 생명을 대하는 자세입니다. 159명의 청년을, 그들의 죽음을, 그들의 가족을 대하는 정부와 여당의 태도는 어땠습니까? 경찰의 강제 수사와 별도의 국회 국정조사가 55일간 이뤄졌지만 원인 파악에 닿지 못했습니다." "유가족이 정부와 서울시에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 싶다고, 광화문광장에 장소를 내달라 했는데 서울시는 열린 광장 운영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불허했습니다. 열린 광장 같은 소리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 가장 간절하고 고통스러운 국민들을 향해 열리지 않은 광장, 대통령실이 왜 필요합니까? 우리에겐 닫힌 광장, 닫힌 대통령실 아닙니까? 역사 이래 단 한 번도 권력이 스스로 광장을 열었던 적이 없습니다. 누구의 힘으로 열었습니까? 우리의 힘으로 열었습니다." "두 차례의 경고 방송과 자진 해산 요청에도 불구하고, (중략)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7조 4항에 따라 많은 시민들의 불편이 야기되고, 공공의 안전 질서에 대한 위험이 제기되고 있으나 집회자들이 이에 조치를 취하지 않아 더 이상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경찰이 보수단체가 시민추모대회 현장 근처에서 주최한 집회에 해산 명령을 내리며 전달한 내용) 5일 오전, 서울시는 유족들에게 서울시청 앞에 설치한 합동 분향소를 철거해달라 요청했다. 유족들은 광화문광장에 임시 분향소를 설치하려 했으나 서울시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유족들은 4일 오후 1시에 시청 인근에 위치한 서울도서관 앞에 분향소를 만들어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을 올려두었다. 유가족들과 시민들, 정치인들이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분향소도 설치할 수 없게 했다며 분노했던 날, 서울시는 출입기자단에 "분향소를 기습적으로 설치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취재, 사진: 강성진 기자, 권동원 기자, 유지은 기자, 황혜영 기자 글: 강성진 기자
용인시는 지난 4일 ‘용인시 폐기물처리시설(소각장) 입지선정계획’을 결정·공고했다. 본 공고는 1월 4일부터 1월 31일까지 총 28일간 이루어졌으며, 처인구 초부4·5리와 덕성리 총 두 곳이 유치 신청서를 냈다. 용인시가 새 소각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일일 70t 규모의 수지구 환경센터와 300t 규모의 처인구 환경센터 2·3호기 사용기한이 2025년으로 거의 임박했기 때문이다. 현재 관내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9만t 규모이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2만㎡ 부지에 일일 소각량 300t 규모의 소각장을 설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입지 결정 지역에는 150억 원 내외의 주민편익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시설 사용이 끝날 때까지 해마다 5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주민 소득 증가 및 복리 증진을 지원하는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소각시설 입지 공고는 2019년 7월과 2020년 5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며, 2020년의 경우 당시 백군기 전 시장이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계획 백지화를 발표한 바 있다. 공고문에 명시된 입지 선정 기준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적극 유치 희망 ▶민원 발생 최소화될 수 있는 지역 ▶토지이용계획에 제한받지 않는 지역 ▶기존 환경기초시설과 연계가 가능한 자원회수시설 건설 및 운영과정에서 경제성이 우수한 지역 ▶토지 매입과 협의 보상이 용이한 지역이다. 관련 소식을 접한 초부리 주민들은 곧바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25일 용인특례시의회 홈페이지에 “처인구 모현읍 초부리의 일일처리량 300톤 규모의 소각장 추진을 반대합니다”라는 청원이 게재됐으며, 31일에는 초부리 주민 20여 명이 시청에 방문해 “소각장 설치를 절대 반대한다”라고 항의하며 신청서 자체에 대한 전면 취소·반려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초부리에 자연휴양림 위치 ▶인근 금어리 소각장과 함께 일일 600t 규모의 막대한 소각량 ▶모현포곡관광밸리 방치될 것 ▶외대와 외대부고의 학생 유치의 어려움 ▶지역상권 존립에 위협 ▶주민생존권이 달린 문제 ▶3km 반경 내 소각장 3곳이 위치한 청주 북이면 주민들의 건강 상태 등을 청원 근거로 삼았다.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 역시 31일 SNS를 통해 학우들에게 소각장 소식을 알렸다. 총학은 유해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용인시의 입장에 반박하며 글로벌캠퍼스가 소각장 부지에서 약 3km 인근에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소각장의 영향권은 7km이지만 초부4·5리 전 세대의 의견은 배제된 채 부당하게 진행 중이다”라고 밝히며 학우들의 청원 참여를 독려했다. 총학의 글을 접한 한국외대 학우들은 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청원을 독려하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본 한 학우는 '폐기물 소각장 지하화 및 공원 설립'과 같은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으며, “서울캠퍼스 학생들도 같이 나서서 반대하자”는 독려의 댓글도 있었다. 반면에 “그러면 소각장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의견과 “소각장이 생기면 입결이 떨어질 것이다”라는 추측, “제발 소각장 들어서게 해달라”는 비방적인 글까지 등장했다. 한편 용인시는 공고 마감 이후 입지 선정위원회를 구성한 뒤 후보지 타당성 조사와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도 진행할 계획이며, 최종 입지 선정까지는 1년 정도 걸릴 예정이다. 이지석 기자(dlwltjr1214@naver.com)
2일 오전 10시 한국외국어대학교 본관 2층에서 양 캠퍼스 총학생회 주최로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규탄 피케팅이 열렸다. 이날 피케팅에는 양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를 비롯해 외국인유학생회 GSA(이하 유학생회), 일반 학우들까지 동참했다. 10시 30분부터 진행한 이날 등심위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대학원 등록금 인상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회의 전후로 학우들의 피케팅에도 불구하고, 결국 등록금 인상안은 가결됐다. 피케팅에 앞서 배귀주(국제통상 20)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등심위 회의는 학생위원 4명과 교수 5명으로 구성된 비민주적인 구조로, 학생들이 모두 반대해도 안건이 가결될 수밖에 없다"라며 "구성원 동의 없는 등록금 인상 반대한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더불어 회의를 불과 8일 앞두고 사전 논의와 의견 수렴 없이 외국인 유학생과 대학원생 등록금 인상 안건이 상정된 것에 대해 "학교의 통보식 행정"이라며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의견을 듣지도 않았다"라고 밝혔다. 현장에 참석한 김연경(영미문학⋅문화 21) 유학생회장은 학부생 중 유학생 등록금만 인상하는 것을 두고 "외국인 유학생들이 굉장히 가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유학생 등록금 인상에 대해 유학생회에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전했다. 더불어 외국인 유학생들이 정보 접근에 뒤처지지 않도록 힘쓰겠다는 말을 남겼다. 배 회장은 지난 2020년 2학기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이 6%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등록금 체감률은 낮았음을 언급하며 이번 등록금 인상 이후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부족할 것을 우려했다. 더불어 이번 외국인 유학생⋅대학원생 등록금 인상 이후 한국인 재학생의 등록금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학교의 재정 책무 회피가 유학생과 대학원생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내국인 등록금 인상에 대한 얘기도 충분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부에서 등록금을 인상시킬 것이라는 입장이 나오기 시작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외대의 재정 악화는 이미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이번 등록금 인상이 학교의 재정 부족을 충당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이어 배 회장은 학교의 재정 상황에 대해 "학교 측의 '운영 자체가 어렵다'는 말에 공감하며 모두가 부담해야 하는 긴축 재정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교의 교비 사용에 대해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다. 그는 "현재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 대상은 기관장인 총장만 해당하는데, 처장의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 공개나 명확한 사용 내역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제 학교가 더 적극적으로 학교법인에게 재정 충당을 요구해야 하는 시점"라고 덧붙였다. 회의 이후 배 회장은 "다음 주 중에 각 주체별 규탄문 게시를 계획 중"이라며 "모든 대응은 해당 단위의 니즈에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전에 학생 단위와 의견 수렴 없이 등록금 인상을 통보한 학교는 또다시 지난해 학제개편에서의 불통행정을 답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피케팅을 마무리하며 한 참가자가 "포기하지 말자"라는 말을 남긴 것처럼, 추후 인상된 등록금이 외국인 유학생과 대학원생을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재정 악화가 극심해진 상황 속에서 재학생들의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학교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하늘 기자(sky41100@naver.com) 오기영 기자(oky98@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