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여성 살인사건, 대학사회 페미니즘의 위기? 지난 9월 21일, 성공회대학교에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추모소가 설치됐다. 성공회대학교 실천여성학회 ‘열음’의 주도로 구성된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추모소에는 수많은 쪽지가 붙었다. “다시는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여성에게 안전을 보장해주세요” 등 추모의 글이 적혀 있었다. 쪽지를 남긴 학우 대부분이 해당 사건을 개인적인 피해가 아니라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몇몇 쪽지에는 ‘인하대학교 살인사건(인하대 사건)’이 간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처럼 잇따른 여성 대상 범죄는 한국 사회 젠더폭력의 심각성을 체감하게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하대 사건은, 공개된 캠퍼스에서 벌어진 성폭력, 살인이라는 점에서 대학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에서 발생한 성폭력은 2015년 73건에서 2018년 115건으로 58% 증가했다. 작년 겨울 성공회대학교에서도 성폭력 사건 가해자의 사과문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게시되어 파장이 일었다. 지난 10월 진행된 학내 젠더폭력 현황과 인식에 관한 회대알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학우는 54.8%로 절
“반복되는 사고, SPC그룹과 SPL 공장 강력 처벌하라!” 지난 10월 17일, SPC 본사 앞에서 SPL 제빵공장 청년 사망 사건의 해결을 요구하는 청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본 기자회견은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를 비롯한 36개 단체 아래 주최됐다. 오후 2시, SLP 제빵공장서 사망한 청년 노동자의 추모를 시작으로 참가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먼저 SPC 불매운동에 참여했던 학생인 평화나비 네트워크 중앙집행부 백휘선이 현 사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진보대학생넷 한양대지회 회원 김동식은 자신의 공장 노동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환경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남지은 청년정의당 서울시당위원장 역시 SPC와 SPL에서 반복되는 노동 문제에 반드시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고용노동부와 윤석열 대통령의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시도를 규탄하며 정부 차원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 이어, 최재봉 대학생기후행동 대표가 모든 참석자를 대표하여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최 대표는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빵은 제빵 공장 노동자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SPL 제빵공장, SPC그룹에서 반복되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이번 신당역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6일 낮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사건이 발생한 신당역을 방문한 김 장관은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보느냐’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남성과 여성의 이중 프레임으로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여성살해 사건(페미사이드 : femicide)이라 주장하는 이들과는 상반된 답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신당역 스토킹 사건은 명백한 젠더폭력으로 친밀한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심각한 폭력의 처참한 결과”라고 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또한 “여성에 대한 구조적 폭력을 단순한 ‘안전문제’로 여기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말을 반복하는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진보당 또한 16일 오전 신당역을 찾아 여성혐오 범죄 강력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김 장관의 이 같은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발생한 인하대 새내기 강간치사 사건에 대해서도 김 장관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학생의 안전
“우린 모두 동물이다! 함께 살자 동물해방!” 지난 8월 27일, 종차별을 철폐하고 모든 동물에 대한 차별과 착취, 살상을 끝낼 것을 외치는 ‘2022 서울 동물권 행진’이 서울 녹사평역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동물해방물결과 국내 비거니즘 확산을 목표로 활동하는 ‘비건클럽’이 함께 주관한 이번 동물권 행진에는 종차별 철폐를 염원하며 모인 시민 300여 명이 동참했습니다. 행진에 앞서, 비건 무당 홍칼리와 함께 12명의 퍼포머들이 하얀 화선지로 만든 동물 넋전을 들고 죽어간 동물들을 추모하기 위한 진혼 춤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동물권과 비거니즘에 대한 참여자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동물해방물결 활동가] “어쨌든 이 육식 중심 문화에서 살다 보니까 동물들이 아픈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생각을 해보지 않았더라고요. 어느 순간 저에게 사고의 전환이 왔고 저는 동물들이 아픈 것도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에 지금의 종차별을 철폐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동물해방물결은 성명문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나와 너’, ‘우리와 그들’로 구분된 인식의 틀을 깨고 모두를 ‘한 우리’로 여기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열렬히 호소했습니다. [동물해방물결 활동가] “기후 생태위기의 시대
이달 24일 열린 ‘924 기후행진’에서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이 참석해 행진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대학알리와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행사 참석 이유와 시급한 환경 의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이하 일문일답. -오늘 행진 참석한 이유가 궁금하다.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의당의 당론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오늘 청년분들도 많이 오셨잖아요. 지구에서 앞으로 살아가야 할 구성원으로서, 이 문제를 인간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개인적인 절실함이 있습니다. 또, 기후 위기 문제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치인으로서 듣고, 국회에서 해결하기 위해 참석했습니다. -의원님이 보시기에 가장 시급한 기후 의제 무엇인지. 바로 최근에 택소노미라든지, 기후 위기 해결을 빌미로 친원전 기류가 보이는데, 이런 문제에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탈석탄 문제도 지금 시급하죠. 탈석탄하는 과정에서 그곳에서 일하는 발전소 비정규직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의 생존이 위험할 정도로 정보 공유가 잘되지 않고, 재교육 대책이 미비한 상황인데 이런 부분을 정의당이 메꿔야 하지 않을까요. -정의당,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 하고 있나. 아주 많은데요.
지난 24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화석연료와 생명 파괴 체제 종식을 외치는 '924 기후정의행진'이 개최됐다.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를 슬로건으로 하는 이번 행사에는 전국 곳곳에서 모인 400여 개의 단체와 수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한데 모인 참여자들은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사전 행사를 통해 부스 활동과 자유발언 시간을 가졌고, 이후 3시부터는 본행사인 집회, 행진과 문화제 등을 통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후정의 실현을 촉구했다. 특히 행진 중 기후 위기를 경고하며 1.5km의 도로 위에 눕는 다이-인(die-in) 시위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진에 앞서 행사 관계자들은 924 기후정의 선언문 낭독을 통해 ‘여성, 빈민,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노인, 비수도권 거주민, 임차인 등 다양한 존재들이 계절마다 밀려오는 기후 재난 앞에서 생명을 위협받고, 대규모 토건 사업으로 강과 바다를 빼앗기고 있다. 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의 붕괴로 삶을 존속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한 이들이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시스템을 전환하기 위해 결집할 것이며, ’녹색성장‘, ’ESG 경영‘ ’탄소중립‘
너에게는 스물여덟 살이 마지막이었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까마득히 나이 많은 ‘꼰대 언니’라 할지라도 좀 더 귀찮게 할 걸, 좀 더 연락할걸. 그저 후회만 남는구나. 멋있는 커리어우먼이 되겠다던 너는 이제 원하는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주저앉고 말았구나. 어린 날 종군기자가 되고 싶다던 네가 기자들의 손과 입으로 알려졌구나. 그냥 미안하다. 미안함에 무어라 할 말이 없다. 이제는 제발 편해지거라. 언니가 해줄 말은 이것밖에 없어 미안하구나. 지난 22일(목),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신당역 여성 노동자 스토킹 살해 사건에 분노하며 페미사이드(여성 살해) 추방과 여성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박지현 前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지수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 진성선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여성 및 소수자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여성노동연대회가 주관한 이날 집회는 민주노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주최 측 한국여성민우회 최진혁 활동가는 개회에 앞서 짧은 인터뷰를 통해 “신당역에서 여성 노동자가 근무 중 동료에 의해 사망했다. 공사 측이 문제 해결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향후 여성을
“더 이상의 죽음은 허락할 수 없다. 스토킹, 불법촬영, 성폭력 가해자 엄벌하고, 법적 대책 마련하라” 지난 9월 19일, 신당역 10번 출구 앞에서 신당역 살해사건의 해결을 요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본 기자회견은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를 비롯한 15개 단체 하에 주최됐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출근길 피켓팅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 피켓팅에는 30여명의 대학생이 참가했다. 이날 12시, 신당역 여성노동자 스토킹 살해사건의 피해자의 추모를 시작으로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화여대 노학연대 ‘바위’ 대표 박서림은, “지난 14일 저녁 9시, 바로 그 시간에 신당역에서 친구와의 약속이 있었다. 일정 조정으로 그 날 장소는 신당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바뀌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눈 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이다. 매일같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그리고 화장실에서 여성 스토킹 범죄에서 이어진 살해 사건이 일어났다” 며 신당역을 이용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우리는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죽지 않고 학교를 다니고 싶다” 고 대학과 직장에서의 안전 보장을 요구했다. 청년진보당 홍희진 대표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생전에 A가 영어를 참 좋아했어요. 그래서 제가 여기(추모 포스트잇)에 to를 붙여 썼어요. 영어를 좋아했으니까...” 14일 신당역에서 발생한 스토킹 범죄 피해자 A씨의 아버지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밤낮으로 울기를 삼 일째, 온몸에 진이 빠졌다. 그럼에도 화장실을 보고 있자니 다시 울분이 터졌다. 신당역 ‘여성이 행복한 화장실' 앞은 그의 절규로 가득 찼다. 지켜보던 시민들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쳤다. 사건 현장인 신당역 여자 화장실 앞에는 작은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추모 공간에서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하루 사이 책상 위에는 흰 꽃들이 수북이 쌓였고, 그 아래엔 커피와 쿠키가 놓였다. 시민들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묵념하고, 인사를 하고 떠나기도 했다. 타일 벽을 메운 색색의 포스트잇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귀, 여성 살해를 멈춰 달라는 절박한 요구,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사과들이 빼곡했다. A씨의 아버지도 힘겹게 몇 자를 적어 벽면에 붙였다. 그리곤 화장실 앞에 모인 사람들에게 ‘함께 추모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연신 허리를 숙였다. “편하게 잘 살고 있어. 아빠랑 나중에 꼭 다시 만나” A씨에게 전하는 인사를
8월 30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세미나실에서 ‘젠더 갈등의 원인 해소 및 성평등 실현’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쿠키뉴스, 대학언론인 네트워크(대언넷), 대학알리가 공동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시작에 앞서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지방 쿠키뉴스 대표, 차종관 대언넷 집행위원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성별 불평등 현실과 젠더 갈등 프레임 극복을 위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이하 박선영 의원) “젠더 갈등은 각 세대가 각기 다른 젠더 문제를 표현하는 것”이라며 운을 띄웠다. 이어 펜데믹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난 여성 일자리 문제, 디지털 성폭력 및 젠더 기반 폭력 등, 현재 여성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젠더 갈등 프레임에서 벗어나 확장된 범주의 성평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일곱 명의 패널이 함께했다. 김연웅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활동가(이하 김연웅 활동가)는 “청년이 정치계에서 꾸며낸 현상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짚지 않은 채 ‘젠더 갈등’만을 반복하는 정치계를 비판했
-27일(토) 오늘 모든 동물에 대한 차별과 착취 철폐 외치는 '2022 서울 동물권 행진' 열려 -코로나 19 이후 3년 만의 오프라인 개최…모든 지각 있는 존재에 대한 죽임 아닌 '살림' 실현 촉구 -죽어간 동물의 넋 기리기 위한 진혼춤 퍼포먼스, 브라질리언 퍼커션 앙상블팀 호레이 공연 등 펼쳐져 -"우리 함께 살자" 피켓 든 시민들 이태원 거리 인근 행진 "식탁 위 음식이 아닌, 당신과 함께 눈 맞추고 살아가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8월 27일 오늘(토) 동물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끝낼 것을 외치는 '2022 서울 동물권 행진' 이 서울 녹사평역 광장에서 열렸다. 2018년부터 올해 5회차를 맞은 해당 행사는 코로나 19 발생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개최됐다. 국내 비거니즘 확산을 목표로 활동하는 '비건클럽' 과 동물해방물결이 함께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종 차별 철폐를 염원하며 모인 시민 300여 명이 동참했다. 동물해방물결은 성명문 낭독을 통해 '인간이 먹기 위해 도살된 소, 돼지, 닭, 오리 등 축산피해동물의 수가 약 11억 명에 달한다' 며, '동물의 죽음을 담보로 한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거부하고 이를 양산하는 모든 행위를 강력히 규
짠, 여기 우연한 계기로 만난 두 남녀가 술잔을 부딪친다. 살짝 붉어진 얼굴로 꽤 즐거워하는 두 사람. 초록색 소주병들이 테이블 구석탱이에 쌓이고, 주인공들은 혀가 꼬인 목소리로 진솔하고 대범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급격히 마음의 벽을 허문다. 계산하고 나와서도 집에 가기 아쉬운지 술집 밖 담벼락에서 갑자기 키스를 시작하고, 키스는 남자주인공(거의!) 집 침대에서 이어진다. 애석하게도 방심위 심의 문제로 중간 과정은 생략. 그리곤 아침에 눈을 뜨는 두 사람. 어제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여자는(혹은 남자도) 너무 쪽팔린 나머지 급하게 자리를 피한다 -남자는 벗고 여자는 꼭 나시를 입고 있다. 대체 왜..?- 집 와서 쪽팔림에 이불킥 한 번 날려주지만, 거짓말처럼 두 주인공은 원나잇을 계기로 가까워진다. 미디어 속 원나잇 연출은 더는 낯설지 않다. 섹스 묘사하는 장면 좀 나왔다고 19금 딱지 붙는 건 옛날이야기다. 원나잇은 보통 주인공 두 명의 서사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면으로써 쓰인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원나잇 이후 드라마 속 여자주인공의 걱정이라곤 ‘아, 앞으로 저 남자 어떻게 보냐’ 뿐이다. 과연, 술김에 원나잇 한 여자들이 부끄러워하며 이
3년 만에 개최된 오프라인 퀴어퍼레이드, 모두의 행사 되다 지난 7월 16일, 서울광장이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수많은 퀴어가 서울광장에 모여 슬로건인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를 외쳤다. 이번 제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축제다. 그만큼 참가자들의 기대도 컸다. 들뜬 분위기 속, 트렌스젠더 활동가 박에디, 비건 퀴어 페미니스트 연극배우 이리가 사회를 맡은 무대 위에서는 브라질리언 앙상블 퍼커션 '호레이', 국내 유일 LGBTQ+ 보이그룹 '라이오네시스',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등 다양한 퀴어 공연 팀이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한편, ‘혐오 집회’ 도 이날 서울광장 반대편에 자리했다. 혐오 집회는 매년 퀴어퍼레이드가 열릴 때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혐오 집회자가 부르는 아리랑 소리가 너무 커 귀가 먹먹했다. 그럼에도 퀴어퍼레이드 현장에 참여한 이들은 불쾌한 기색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다. 그들이 혐오에 맞서는 방법은 ‘웃음’ 이었다. 서울광장 진입 횡단보도 앞, ‘부모님은 여전히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라는 피켓을 든 혐오집회자에게 축제 참가자들은 ‘힘내라’ ‘파이팅이다’ 라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청주지역 대학생들이 지난 16일 충북대학교 중문에 SPC 불매운동 동참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부착했다. 이 대자보는 청주청년학생인권모임 '레드카드'가 내걸었다. 청주청년학생인권모임 레드카드는 ▲충북대 ▲서원대 ▲청주교대 등 청주지역 내 대학생들이 인권 연대를 목적으로 자체적으로 꾸린 지역 청년모임이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파리바게트 제빵기사 임종린 씨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53일 간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했지만 SPC는 이를 묵살했다”며 “그가 단식투쟁을 통해 SPC에 요구하고자 했던 건 지극히 상식적이고 또 기본적인 ‘권리’ 보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단식 투쟁 당시 민주노총 파리바게트지회 임종린 지회장이 SPC 측에 요구한 사항은 ▲불법파견 중단 ▲휴게시간·휴무시간 보장 ▲민주노조원 차별 등 노조 파괴 중단 등이었다. 이어 “SPC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생각하면 ‘SPC그룹과 함께 세상은 더 행복해집니다’는 기업 슬로건은 기만에 불과하다”며 “SPC가 만들어가는 행복한 세상에 왜 노동자는 없나. 노동자 불행하게 만드는 SPC는 ‘행복한 세상’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쉬는 시간 1시간 조차 온전히 보장받지 못
관련기사 : 중앙대 성평등 잔혹사 : 2014-2021 2021년 10월, 중앙대 성평위가 폐지되었다. 2014년, 총여학생회가 사라진 후 7년 만의 일이었다. 성평위는 발언권을 갖지 못했고 해당 안건 찬성측으로 나선 토론자는 없었다. 비록 졸속이라는 꼬리표를 달긴 했지만, 대학가에 몇 남지 않은 교내 여성주의 단체가 학외로 밀려나는 일은 뼈아프다. 성평위가 떠나고 남은 부실은 장애인인권위원회(장인위)가 차지했다. 장인위는 기다렸다는 듯 성평위원장에게 연락해 남은 짐을 빼 줄 것을 요청했다. 성명문이나 대자보를 발표하는 최소한의 연대도 없었다. 학내 구성원들이 폭력의 교차성에 서 있다는 믿음, 그래서 연대해 나아가야 한다는 믿음은 현실의 건조함 앞에 무너졌다. 적지 않은 중앙대의 여성 학우들도 성평위의 폐지에 찬성표를 던졌다. 성평등이 이미 충분히 이루어졌다는 총학의 입장에 동의하는 이들이었다. 이는 다시금 폐지 옹호 근거가 되어 ‘여성이 필요로 하지 않는 여성 기구의 정당성'을 되물었다. 실제로 안성캠퍼스의 총여학생회 회장은 직접 폐지안을 발의했고 이듬해 총학생회 회장이 되었다. 새로운 총학 회장은 취임 몇 달 지나지 않아 학생회비를 개인적으로 횡령한 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