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만큼 정신질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은신하듯 살아가야 하는 국가가 있을까. 정신질환자들은 국가, 인종, 성별을 너머 모두에게 사회적으로 기피되는 존재이다. 그들은 바이러스의 숙주로서 일상의 그럭저럭함을 유지할 수 있는 ‘우리’의 세계에 흠집을 내고, 그 틈으로 그들의 존재감을 감염시킨다. 그들은 정상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신줄을 놓고 자신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넘어갈 수 있는 농담에 대해 과장된 혹은 아무런 말이 없는 반응으로 일관함으로써 찬물을 끼얹는다. 정상인들은 그들의 예측할 수 없는 행적들을 두고 그들의 무례함과 무능을 비난한다. 사회화된 말과 행동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하는 일부 정신질환자들은 예의없고 이기적인 성품을 가진 자로 취급된다. 또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그들은 ‘남들도 다 힘들어’ 라는 엄중한 선언 아래에서 게으르고 나약한 인간이 된다. ‘남들도 다 힘들어. (그러니까) 너도 좀 참아보면 안돼?’, ‘너는 왜 그렇게 오버를 떨면서 징징거리냐?’, ‘니가 배가 불러서 그래’. ‘정신병 그런거는 먹고 살만해지면 생기는 병이야’, ‘괜히 힘든 척하면서 게으름 피우는거 아니야?’ 이는 모두 정신질환자들이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 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부적격하다는 취지의 검증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국토부가 지난 3월 30일 김해신공항 사업을 5년 만에 공식 백지화했다. 지난 2016년, 세계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프랑스 외부 용역의 자문을 통해 정부가 결정한 정책을 기어코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해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고 있다. 애초에 부산 지역 가덕도 신공항은 문재인 정권의 선거용 내지르기, 10조원짜리 정권 발 매표행위 성격이 다분하다. 지난 5년간 김해신공항 사업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없다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뤄지는 재보선을 앞두고 손바닥 뒤집듯, 통나무 굴리듯 백년대계 정부 정책을 바꾼 뒤 일방 추진하고 있다. 가덕 신공항을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자신들의 귀책으로 치르는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어떻게든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정부 여당이 밀리게 된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말 가혹한 레임덕의 신호탄이 될 것이고, 정권 연장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또 민심의 쓰나미가 자기 자신들에게 들이닥치는 것은 뻔하다. 이미 부산 민심
애도할만한 존재, 친밀한 존재를 만들어내는 미디어의 화법 일전에 친구와 한 종편 예능프로그램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예능 프로그램이 너무나도 재미있기 때문에 더 무섭다고 고백했다. 남성연대와 서열문화가 눈에 뻔히 보인다. 훼손과 무모함, 그 안에 숨겨진 폭력을 남성성으로 애써 감춰 포장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의 술자리 모습을 재밌게 풀어내고 동의에 근거하지 않은 일상의 폭력들을 평범하고 때로는 재밌기까지 한 상황으로 풀어내는 그 화법에 익숙해진다. 그들이 따르고 있는 질서에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소해 보이는 것은 사소하기에 더 위험하다. 비판과 경계가 아니라 습관과 익숙함의 옷을 입고 있기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그런 영향이 있기는 했는지 따질 틈을 주지 않는다. 지난달 1일 한겨레 신문에 예술사회학 연구자 이라영 선생의 칼럼이 올라왔다. ‘내 슬픔은 누구에게 등을 보이고 누구의 얼굴을 바라보나’라는 제목의 칼럼이었다.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이 밀려왔다. 모 기업가의 죽음은 온종일 포털과 지면을 달굴 정도로, 해석될만한 죽음으로 애도 되었다. 그의 서사는 많은 사람의 관심과 눈물 속에서 영광된 모습으로
한 해 동안 대학알리를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학알리를 따듯하게, 때론 날카롭게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 덕분에 저희는 매 순간 존재 이유를 발견합니다. 2019년 봄, N대알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대학으로부터 독립하여 광야로 나왔으나, 자생력을 가지지 못해 줄줄이 폐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른 대학독립언론처럼 N대알리마저 이렇게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이들은, 대학독립언론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대학알리라는 이름으로 뭉쳐 재창간을 시작했습니다. 2020년 겨울, 1년 반 동안의 재창간 과정을 마쳤습니다. 매체와 단체를 새롭게 설립하고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긴 시간동안 많이 헛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 수록 훨씬 밀도있게 대학독립언론이 나아갈 길을 짚어나갔고, 치열한 논의과 결정 속에 수 많은 과업을 완수해냈습니다. 든든한 팀원들과 함께 이 과정을 버텨내고, 대학알리의 기틀을 만들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최근 대학알리는 여러 대학언론인과 독자, 후원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알 권리와 목소리에 갈증을 느낀 대학생들이 인프라를 지원받아 쉽고 편하게 독립언론을
*모든 내용은 확정되지 않은 '의혹'이 전제임을 감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개교 이래 최악의 사학비리 의혹 대학의 정의는 어디로 갔는가? 2020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비리 의혹에 부쳐 2020년 10월 7일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단국대학교의 사학비리 의혹에 대하여 지적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단국대학교 건축 관련 일감 몰아주기 및 리베이트 의혹 1. 건설업자 본인, 부인, 지인 및 사장은 학교의 퇴직 직원 2. 수의계약으로 진행되었으며, 공사 규모는 약 1800억 원 규모 3. 이사장과 헬스클럽 친분이 있다는 의혹 4. 해당 회사는 건축사업 기록이 단국대를 제외하고 없음 5. 리베이트를 받고 있으며 리베이트 규모는 약 64억 원 규모로 추정 6. 인테리어 회사에서 이름을 바꾸어 건설회사로 둔갑 단국대병원 리베이트 의혹 1. 단국대병원 의약품 납품회사 6곳이 재단 소유 범은장학재단에 리베이트를 한다는 의혹 2. 회계 처리가 수기로 되어있음 최측근 입시 및 채용 비리 의혹 1. 비서실장 딸에게 재단 돈으로 7700만원의 고가 첼로 선물 의혹 2. 학교 측에서는 장기 임대라고 하나 이것이 그냥 준 것
지난 6월 26일, 혼란스러웠던 1학기가 우여곡절 끝에 종강했다. 지속되는 코로나 사태로 대면 강의를 할 수 없게 된 대학생과 학교는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야했다. 학생들은 작은 화면을 통해 가르침을 받아야 했고, 교수들은 작은 화면 속에서 가르침을 주어야 했다. 그러나 스마트캠퍼스 서버 과부하, 일부 교수들의 그릇된 행태 등으로 인해 수업의 질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더군다나 수업 평가 방식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한 학생들의 분노는 지속됐다. 학교 시설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등록금의 일부 반환조차 불가하다는 현실은 좌절감까지 느끼게 했다. 총학생회와 학생들 간 신뢰까지 무너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욱 커져갔다. 돈을 지불하고 배움의 시간을 갖는 학생들의 분노는 충분히 합리적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림알리는 이러한 상황에 처한 학생들에게 관용의 자세를 바라는 입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림대학교 학생들의 분노는 어떻게 자라났는가. 그간의 상황들을 살펴봤다. 학기 초 스마트캠퍼스 접속 오류로 인해 학생들은 노트북을 계속 들여다봐야했다. 강의 재생은 물론 과제 제출까지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불편함을 감
학생들이 원하는 총학생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매년 이루어지는 선거마다 갑론을박이 이루어진다. 누군가는 ‘복지’에, 누군가는 ‘교육’에 신경 써주기를 바라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학교 일에 관심이 없다’며 그저 취업 관련 공약에 집중해주기를 바란다. 대학 사회란 변화무쌍한 사회에 나가기 전 대학생으로서 작은 사회를 경험하는 ‘연습 과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들이닥치는 과제와 팀플 전쟁, 취업 준비에 허덕이며 바쁜 탓에 막상 ‘한림대학교’라는 작은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심 갖기 어렵다. 이런 불가피한 한계 속에서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할까. 定義 ;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 또는 그 뜻. ‘사학비리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상지대의 학생들은 학교에 대항해 투쟁했던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아 얼마 전 영화 ‘졸업’을 개봉했다. 당시 총학생회장이었던 박주환 씨는 CBS 유튜브 채널 ‘씨리얼’과의 인터뷰에서 “총학생회의 역할은 매년 바뀌어왔다고 생각한다. (총학생회가) 군부독재 시절에는 민주화를 위해서 되게 많이 활동했다. 근데 그런 사회적인 민주화가 실현됐다”며 “이제는 내가 속한 곳의 민주주의, 삶의 민주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5학번 김학준 학우의 기고입니다.
법학관에서 사회과학관으로 가는 길목에 걸린 '박철해임 규탄' 현수막. 얼마 전 외대에 촬영을 온와썹맨도 이 현수막을 보고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사진 - 외대알리) 3월 11일 서울캠퍼스 제52대 총학생회 ‘푸름’ (이하 총학생회)은 ‘박철 전 총장 명예교수 임용 철회’ 성명문을 게시하고, 임용을 철회하지 않은 김인철 총장과 학교 본부를 비판하는현수막을캠퍼스 내에 걸었습니다. 총학생회는 성명서에서 “박철 전 총장을 명예교수직에서 해임하라”는 요구와 함께 2016년 7월 박철 명예교수 임명을 반대하며 총장실 점거를 진행했던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자들에게 내린 징계에 대해 사과하라”는 촉구안을 작성했습니다. 지난 11일 총학생회가 게시한 '박철 명예교수 해임 촉구 성명문(좌)/ 성명문에 대한 김인철 총장의 서신(우) (출처 - '푸름'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이틀 뒤인 3월 13일, 김인철 총장은 성명서에 대한 답변 형식의 서신을 총학생회에 전달했습니다. 김인철 총장은 서신에서 ‘2016년 총장실 점거 당시 징계를 받은 학생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사과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박철 전 총장 명예교수 해임에 대해
나는 2016년, 11월의 감동을 기억한다. 넘실대던 촛불의 물결 속에서 함께 휘날리던 우리 대학 깃발들을 기억하고 있다. 나에게 학생회란 ‘하나의 몸짓’에 불과했던 학생 개개인을 ‘잊히지 않는 하나의 눈빛’이 되도록 만드는 곳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였을까? 학생들에게 학생회는 친숙하지 않은 단체가 되어버렸다. 학생회 임원 사이에서는 학우들이 학내 이슈나 연대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비판하는 소위 ‘학우 개새끼론’이 만연해있다. 반면에 일반학우들도 학생회를 믿지 못한다. ‘에브리타임’이나 ‘대나무숲’에서는 “학생회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성토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학생회비 납부율이 줄어드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 학우들이 학생자치에 실망하고 관심을 거두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현실의 벽 앞에 학생 자치는 사치가 되어버린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학생회란 무엇인가를 자문하는 까닭은 아직 나에게 학생회에 대한 믿음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회란 무엇인가 알기 위해서는 그 개념부터 정립해야 한다. 학생회의 사전적 정의는 ‘학생이 주체가 되어 어떤 일을 의논하여 결정하고 실행하는 조직이나 모임’이다. 이 말에 학생
내가 좀 퀴어일 수도 있지 왜 난리세요..? 보편적인 인문계 고등학교의 안 보편적인 이야기 (이 글은 외부 기고문입니다. 글을 기고해주신 익명의 학우 분께 감사드립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다양한 폭력이 일어난다. 그 중 학교 폭력, 체벌, 교권 침해 같은 건 모두가 알고 있다. 너무 일상적이며 걸렸을 때 학교가 상당히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니까. 모두가 알고 있지만 묵인되는 폭력도 있다. 여성혐오, 특정 누군가를 향한 비하와 혐오 발언 같은 것들. 전자는 법적으로라도 처리할 수 있다. 후자는 악질적이다. 소수자의 위치에서 스스로가 폭력의 피해자라는 걸 드러내는 건 어렵다. 드러내는 순간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한다. 드러내지 않는다면 계속 된다. 도와주는 이가 없다. 드러낸다면 사회적 매장에 가까운 대우를 받게 된다. 결국에는 드러낼 수도, 드러내지도 않을 수도 없는 중간 상황에 놓인다. 인문계 고등학교의 소수자는 그렇게 살아간다. 내가 숨긴 나는 누구일까? 나는 성소수자다. 이 사실과 무관하게 다들 나를 ‘헤테로’, ‘시스젠더’, ‘남성’으로 본다. 그 중에서도 사회적으로 ‘남성적’이라고 정해진 것들을 답습하며 살아갈 것을 기대 받는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건전한 논의의 장 성공회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 캡처. 9월 8일 토요일, 에브리타임과 페이스북 페이지 성공회대학교 대나무숲은 사회융합자율학부 단체 채팅방 이야기로 시끌시끌했다. 몇몇 학우가 ‘사회융합자율학부 18 수다방’에서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언급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었다. 찬성, 반대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더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논의는 원점에서 멀어졌다. 단톡방에서 어떤 얘기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어느 순간 의견이 다른 이들 사이의 조롱과 인신공격으로 끝났다. 현재 진행 중인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인문학부 비상대책위원회 사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진영과 상관없이, 문제가 생겼을 때 타인에게 조롱과 혐오를 일삼는 여론은 항상 있었다. 이유는 다양하다. 발언 자체가 문제여서,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려 하지 않아서,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오프라인에서 이야기하면 곤란해질까봐, 화풀이의 대상이 필요해서 등. 어떤 이유든 힐난은 문제의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로의 이해를 흐리게 하고, 학생사회의 결속력을 깨뜨리는 암적인 요소일 뿐이다. 이 모든 과정은 온라인과 익명을 통해 이루어
▲ 2015년 전체학생총회를 위해 범정관 앞으로 행진하는 모습. (사진 = 형재영) 수업이 끝나면 범정관 앞 분수대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버스 몇 대가 사람으로 가득 찬 정류장을 통과하면 그 빈 공간에는 오롯이 두 개의 동상만이 차가운 바람을 견디며 우두커니 서 있다. 5년 전 나의 첫 전체학생총회는 이곳에서 열렸다. “중요한 안건이 있을 때 비로소 열 것이다.” 전체학생총회가 열리지 않은 까닭을 묻자 총학생회장은 위와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뭔가 중대한 이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고개를 갸우뚱했다. 전체학생총회가 열릴 정도로 중요한 안건은 무엇인가? ‘성추행과 폭언을 일삼은 교수들이 복귀하는 것’도, ‘24시 이후 혜당관을 폐쇄하는 것’도, ‘총장직선제’도, ‘대학 구조조정’도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도대체 중요한 안건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전체학생총회는 단순히 학교본부와 협상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의결기구가 아니다. 학우들과 한 공간에서 발을 맞대고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이며 학우들이 학내 문제의 주체로 설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총장간담회를 통해 협의한다는 이유
▲ 2016년 전체학생총회가 진행중인 모습. (사진=차종관) [오피니언] 전체학생총회는 왜 열리지 않았을까?학교가 낯설다. OT는 교내에서 점잖이 치렀다. 이제 혜당관의 밤엔 달빛만 출입할 수 있으며 축제엔 부푼 가슴을 적셔줄 약주가 없다. 심지어 폭언과 성추행을 일삼던 교수들이 복귀했다. 모두 지난학기에 일어난 문제들이다. 그리고 학생회도 낯설다. 이 문제들을 두고도 전체학생총회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체학생총회(이하 총회)는 우리학교 학생회의 가장 큰 기구다. 학우들이 모여 학내의 중대한 사안을 두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거나 안건을 결정하는 자리다. 총회에서 의결된 안건은 학우들의 공식입장으로서, 학교 본부와 대화할 정당성을 확보한다. 그렇다면 총회는 열려야 하지 않았을까? 취재진은 총회가 열리지 않은 까닭을 총학생회장에게 물었다. 그의 입장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관행을 깨고자 한다. 그 동안 총회는 3월마다 열리는 연례행사였다. 올라오는 안건들은 중대한 문제를 다루기보다 행사를 장식하는데 그쳤다. 그 결과 총회의 성격은 퇴색되었다. 실제로 3~4년간 총회가 성사되지 않은 점과 학교와 타협이 불가했던 점이 결과를 방증한다. 따라서 시기는 중요
지난 20일과 21일 양 일에 걸쳐학교 측은 외대 구성원들에게 김인철 총장 명의의 메일을 보냈습니다.메일에는 최근 잇달은 교내 미투 사건들에 대한 학교 측의 대책이 쓰여있습니다. 주된 내용을 요약하면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과 피해자에 대한 학교 차원의 보호 강화, 그리고 선정적인 보도 자제 요청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다보면 몇 가지 의아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먼저, 학교 측은 최근 제기된 모든 문제에 대해 신속 공정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필요한 추후조치를 일관성 있게 취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앞선 두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과정에 의문이 듭니다. 한국일보의 18일자 기사를 참고하면, 학교 측은 고 이모 교수 미투 의혹과 관련해 15일 별도의 조사팀을 꾸려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어서 16일 고 이 모 교수와 면담을 진행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17일 이 모 교수가 사망하자 학교 측은 "우리대학은 최근 고인을 향해 제기된 모든 의혹 관련 조사를 중단한다"고밝혔습니다.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해당 사건을 자살로 보고, 검찰과 수사종결로 협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학생들은 검경의 수사종결과는 별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