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반환・성적 장학금 논의의 불합리함은 예정된 것 ‘새벽으로부터’ 총학생회장과의 인터뷰 “친애하는 학생과 존경하는 학부모님께” 답신을 요구하지 않는 메일. 통보에 가까운 문장으로 가득 찬 총장의 말에 이어, 학교에서는 ‘코로나 19 특별 장학금’과 성적 장학금 지급에 대한 공지가 게재되었다. 미증유의 전염병 사태에, 1학기 개강 직후부터 현재까지 등록금 반환 관련 담론은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어 왔다. 온라인 강의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 학교 시설 이용 불가, 경기 침체로 인한 구직난 등으로 일반적인 상황에서 납부하는 등록금과 같은 수준으로 1학기 등록금을 책정함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에서는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진행하였다. 6월 국회에서도 이를 논의하는 등 빠르게 담론의 전개가 이루어졌다. 한국외대 역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총학생회 ‘새벽으로부터’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따르면, 학교 본부는 코로나 19 특별 장학금의 재원을 성적 장학금 일부에서 충당하려는 논의를 거쳤다. 이는 재정난을 이유로 학생 경비를 장학금 마련에 이용하겠다는 의미이다. 이에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행보는 특별장학금 지급 목적에 어
제 꿈에 솔직하지 못했던 스스로에게 고백합니다. ‘나는 이제 언론인을 꿈꿉니다.’ "전문대 간호학과랑 일반대 간호학과랑 같니? 급이 다르지." 동갑내기 나의 친구는 ‘너와 나’를 급이 다른 인간으로 치부했습니다. 그렇게 당신이 지닌 우월감으로 우리를 짓밟아야만 당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었나 봅니다. “웬만해선 전문대 학생보다 일반대 학생 뽑고 싶지. 걔네가 더 똑똑하니까. 하은 씨는 그나마 간호학과잖아.” 휴학 후, 외국에서 살아보겠노라 결심한 뒤 정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약국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도 나는 좌절스러웠습니다. 며칠 전 일을 그만둔 아르바이트생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인력을 찾으시던 약사님께서는 전문대와 일반대 학생을 지적 수준의 차이로 평가하셨습니다. 왜 나에게는 ‘그나마 간호학과’라는 수식이 붙는 걸까요. 더 큰 사회로 나아가면 얼마나 더 좌절스러울까요. “경인교대 말고 경인여대? 전문대잖아. 그거 날라리 같은 애들만 모여 있는 곳 아니야. 꼴통들이지 꼴통들.” 숨통이 턱턱 막혔습니다. 어쩌면 이런 무시를 당하고 싶지 않아서 대학 입학 이후로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래서 학점을 챙겼고 그래서 청춘을
비대면 수업이라는 사상 초유의 수업 방식에도 우리는 지난 학기를 훌륭히 보냈으며, 새로운 비대면 학기를 맞이하고 있다. 모두가 처음 겪는 상황이라 종종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고, 웃긴 에피소드도 많이 생겼다. 각종 방송사고(?)부터 같이 수업을 들은 숨어있던 ‘빌런’들까지, 한 학기가 마무리되고 다음 학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썰풀 거리’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수업의 또 다른 구성원인 교수님들은 지난 학기가 어떠셨을까? 간혹 에브리타임 등 학생들의 커뮤니티에서 교수님을 서비스 제공자로, 자신을 소비자로 착각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교수님들 역시 비대면으로 강의를 진행한 것이 처음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학생과 교수님의 비대면 학기에 대한, 같으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새로운 비대면 학기를 시작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같이 생각해보자. Q. 지난 한 학기를 비대면으로 보낸 소감을 한 단어, 혹은 한마디로 표현해주세요. 학생 J: ‘혼란’이라고 하고 싶어요. 전면 온라인 강의라는 새로운 강의 방식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고, 많은 변수가 존재했음을 고려하더라도 학교 측의 준비가 미흡했기 때문에 혼란한 상황이 지속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용어 설명★ 2016년에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은 한국수화언어가 국어(한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밝힌다. 기본적으로 수화는 손동작을 의미, 수어는 수화언어를 줄인 말로 언어임을 의미하는 단어라는 점에서 차이점을 가진다. ‘농인’이란 청각장애인 중 농문화 속에서 한국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말하며 농인의 반대말은 ‘청인’이다. 즉 한국어는 대한민국 국민이 사용하는 음성, 문자 등의 복합적 언어이며 한국수어는 대한민국 농인이 사용하는 시각적 언어를 가리킨다. 2019년 1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일상의 변화는 단연 마스크 착용이다. 사람들은 코로나19로부터 ‘나’와 ‘우리’를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 하지만 우리의 몸을 지키기 위한 예방책이 누군가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 한국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농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인 수어는 시각적 요소들을 최대한 이용하여 소통하는 시각언어이다. 표정을 통해 의문문과 감탄문 등을 표현하고, 화자의 몸의 방향에 따라 그 의미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020학년도 1학기는 거의 모든 대학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학교 내 학생 식당과 같은 편의시설들은 코로나19 예방을 목적으로 모두 영업이 중단되었다. 학생 식당이 문을 닫고, 셔틀버스 운영이 중단되고, 학교 안에서 커피를 사지 못하는 건 불편하다. 학교의 이러한 조치는 학생들에겐 불편함일 뿐이다. 대부분은 누군가의 일자리가 당연하게 사라졌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들은 암묵적 동의 하에 자행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누군가의 생계는 배제됐다. # "서로서로 도와 이겨내자며" … 셔틀버스 노동자 이야기 좁은 공간에 여러 학생이 이용하는 셔틀버스는 감염위험구역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교육 시설이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셔틀버스 운영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2월 말 이후 학교, 학원 등을 비롯한 여러 교육 시설들은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했다. 운행을 안 하니 운전사의 급여 지급은 자연스럽게 끊겼다. ‘무급휴가’라는 얄궂은 이름이 붙었다. 급여의 30%에서 50% 정도를 일부 지급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후 방학이나 특강 수업 때 무상 추가업무를 조
모두가 알지만 드러나지 않는 공간 게시할 수 없는 삶에 대한 배제를 집방 열풍이 보여주고 있다. '집방'은 '먹방', '쿡방'과 더불어 하나의 주요 방송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 19로 일상의 많은 것들이 변하면서, 또 다시 ‘집’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집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들은 당대의 집에 대한 욕망을 반영한다. 내집 리모델링, 1인 가구를 위한 멋진 자취방, 집에서 대부분의 활동을 수행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집 정리까지. 가구 재배치로 넓어진 자취방 투어, 홈카페 영상은 유튜브에서도 인기 컨텐츠다. 이렇게 “집”은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었으며 그 열풍은 여전하다. 한편으로는 기묘하다. 좋은 삶, 멋지고 쿨한 삶을 비춰온 가운데 정작 현실은 없었기에. 아름다운 집, 상향평준화된 이미지에 포섭된 방은 넘치도록 쏟아진다. 반면 어떤 공간은 집에 대한 욕망보다 더 자명한 현실로서 있어왔는데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가 보는 화면에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은 없다. 환상과 낭만으로 교차하는 집보다 더 가까이에 존재했을 거주공간은 가시화되지 않는다. 다만 불쌍한 이미지로 남아있을 뿐이다. 그 빈약한 이해는 소확행, 케렌시아, 자기계발서
코로나 19 속 대학생들의 생계형 아르바이트 이야기 “○○씨 당분간 좀 쉬어야 겠는 걸”, “알바 필요하면 다른 곳 알아보는 게 좋을 듯 싶다.” 지난해 3월부터 종로 치킨집에서 서빙 알바를 하던 대학생 A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 2월 사장님으로부터 휴무를 통보 받았다. 그 당시에는 종로 주변에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잠시 일을 쉬는 것을 이해했지만 ‘당분간’이라는 시간은 어느새 3개월 째 지속되고 있다. A는 “오래 일을 했지만 다시 일을 나와 달라는 말씀이 없으셔서 시간이 갈수록 (사장님께) 실망스럽고 다른 알바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착잡하다”고 말했다. (자료제공 : 대학생 B) 새로 구한 일자리에서 일을 한지 나흘 만에 잠정적 해고를 당한 사례도 있다. 대학생 B는 편입 학원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연희동의 작은 일식집에 알바를 구했다. 그러나 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라”는 문자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임금조차 받지 못했다. 4일 동안 일한 만큼의 임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사장님이 요즘 힘드셔서…” 뿐이다. 대학생 B
한국외국어대학교 셔틀버스 (출처=김철준 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의 교내 버스노선이 변경됐다.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The본’에 따르면, 총학생회와 총괄지원팀 간 협의에 따라 2학기부터 외대 사거리 정거장을 폐지하여 교내 셔틀버스의 노선이 변경된다. 그동안 외대사거리 정거장을 지나는 셔틀버스는 불법유턴으로 회차하였다. 그러나 버스 모델의 변화로 불법 유턴 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지며 외대 사거리 정거장을 폐지하고 지석묘에서 회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오전 9시 30분 전에는 기존 노선과 동일하게 운행된다. 총학생회의 ‘통학 인구를 배려하라’는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불법유턴 말고 신안아파트 쪽에서 우회하면 되지 않느냐”,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것 같다” 등의 부정적 의견을 내비치기도 하였다. 서형우 기자 (wnstjr1402@naver.com)
9월 1일, 한국외대가 2020-2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 기간을 10월 4일까지 잠정 연장했다. 16시 45분, 학교는 학우들에게 비대면 수업 연장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메일을 발송했다. 각 총학생회는 SNS에 해당 내용을 공지했다. (출처 = 한국외대 홈페이지) 이번 결정은 이전에 공지되었던 전면 비대면 기간인 9월 14일까지에서 약 3주가량 추가 연장한 것으로, 현재 정부가 ‘수도권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강화 (2.5단계)’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대면 강의 연장은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어 정부가 방역 조치를 2단계 아래로 하향 조정할 경우, 가급적 2주 전 공지를 통해 수업방식을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우들의 가장 큰 불안요소인 ‘거주의 안정성 문제’와 ‘감염으로부터의 안전’ 등은 해소될 수 없다는 점을 들며 거센 반발을 보였다. 심태욱 기자 (stw9707@naver.com)
(1편에 이어서) 대학사회가 공정, 등록금 반환 문제로 뜨겁다. 그러나 오고 가는 주장은 때로 공허하게 느껴진다. 철저하게 가시화된 존재의 목소리만이 남아있는 토론의 장은 기존의 문법만을 답습하기 때문이다. 서울, 수도권 대학생의 공정만이 공정으로 인정받고 대학은 사회와는 분리된 고귀한 공간으로 여겨진다. 쏟아지는 수많은 논의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전제는 무엇인가? 대학과 사회는 동떨어져 있는가? 대학과 사회와의 불가분함을 지적해야 하는 언론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기성언론의 목소리를 넘어 대학알리는 사회의 어떤 측면을 담아야 하는가? 대학과 대학언론, 그리고 기성 언론의 시각을 넘어 대학알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경희대학교 문과대학 학생회장 최재식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3. 언론과 대학알리“고귀한 노동자? 낭만화된 시선은 시혜적 관점에 불과” Q. 언론이 대학생에게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A. 우선 대학생이라는 타겟을 설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론은 특수 이전에 보편을 말해야 하고 특수를 보편이 인정하게 해야하지 특수가 보편을 과대대표되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언론은 너무나 자기들의
한국외대가 교수학습개발원 1층 멀티플라자를 전면 리모델링한다. 4일, 한국외대 디지털 미디어팀과 외대알리가 나눈 대화에 따르면, 이번 공사를 통해 멀티플라자는 많은 변화를 겪는다. 디지털 미디어팀 관계자는, “보수공사와 함께 조명 교체를 통해 전체적인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니즈(요구)에 맞게 스터디 룸 등 모임 공간을 확충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노후화된 인테리어를 개선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번 공사의 목표다. 본 공사는 방학 기간 내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등 내부 사정으로 인해 연기되어 9월 13일 내로 최종 시공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지우 기자 (star_dust_ji@naver.com)
1등 2등 . . . 329등 학창 시절, 성적 줄 세우기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공부해왔던 우리. ‘상대평가’라는 제도 안에서 평가받는 데 익숙해져 있지만, 대학에 와서도 누구는 1등이고 누구는 꼴찌가 될 수밖에 없는 치열한 경쟁은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평가 제도는 과연 존재할까? 우선 가장 보편적인 평가 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1) 상대평가란? 상대평가는 정상 분포곡선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성적 평가 방식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성적 평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의 학습 목표 달성 정도를 알 수 없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현재 외대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2) 절대평가란? 절대평가는 어떠한 절대적인 기준에 따라 학생 개개인의 성적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절대적 기준은 평가자에 의해 세워진다. 다른 학생들과 성적을 비교하는 것이 아닌, 각 개인의 성적이 해당 목표에 다다랐는지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상대평가와 대응된다. 절대평가는 개인이 학습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의 파악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절대적 기준이 평가자의 주관에 좌지우지되기 쉽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A 유형? B 유형? 뭐가 달라? 외대의 현
3월 개강을 앞둔 성공회대학교 학부 신입생 단톡방에는 매년 어김없이 '평등 약속' 혹은 '인권규약'이란 글이 공유된다. 젠더, 나이, 외모, 계층, 종교 등에 있어서 수평적인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자는 안내문이다. 뿐만 아니라 입시 과정에서도 흔치 않은 대안학교 전형이 존재하는 등 신입생들은 성공회대 입학과 함께 진보적 가치가 담긴 문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렇다면 성공회대는 어쩌다 진보적인 학풍을 갖게 되었을까? 회대알리는 성공회대에서 25년 넘게 재직 중인 김진업 교수에게 성공회대가 '진보 대학교'가 되는 과정과 성공회대의 ‘진보’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 보았다. 그리고 이어서 성공회대에 재학 중인 김재성(사회융합자율학부 19), 변주연(사회융합자율학부 18) 두 학우가 마주한 성공회대의 진보적 학풍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성공회대 진보적 학풍은 교수에서 시작됐지만 이끌어 나가는 것은 학생” 사회융합자율학부 김진업 교수는 성공회대가 종합대학교로 전환된 1994년, 사회학과 설립과 함께 성공회대의 구성원이 되었다. 그는 故 신영복 교수와 20여년의 세월을 함께 하며 성공회대의 학풍이 형성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Q. 본교에 오래 계셨다고 들었다. 성공회대가
대학사회가 공정, 등록금 반환 문제로 뜨겁다. 그러나 오고 가는 주장은 때로 공허하게 느껴진다. 철저하게 가시화된 존재의 목소리만이 남아있는 토론의 장은 기존의 문법만을 답습하기 때문이다. 서울, 수도권 대학생의 공정만이 공정으로 인정받고 대학은 사회와는 분리된 고귀한 공간으로 여겨진다. 쏟아지는 수많은 논의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전제는 무엇인가? 대학과 사회는 동떨어져 있는가? 대학과 사회와의 불가분함을 지적해야 하는 언론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기성언론의 목소리를 넘어 대학알리는 사회의 어떤 측면을 담아야 하는가? 대학과 대학언론, 그리고 기성 언론의 시각을 넘어 대학알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경희대학교 문과대학 학생회장 최재식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 대학 전반 Q. 대학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오래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학이라는 사회를, 대학이 우리 사회에서 격리되어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기류다. 옛날에는 엘리트들이 모인 집단이었고 그들의 사회 진보를 추동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격리였다면, 이제는 대학 정원이 늘고 대학 진학
사람들은 본인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이 앞에서 무력해진다. 그 무력함은 자연히 부당함에 대한 침묵으로 이어지고, 강자와 약자, 갑과 을이 구분된다. 이러한 상황을 빗대 ‘갑질’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갑의 ‘권리’로 취급됐던 만행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갑을 관계에 대한 문제가 등장하고 있으며, 을의 권리가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대학 역시 스승과 제자 사이가 갑을 관계로 나타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다. 교수님, 꽃이 참 예쁘게 피었습니다. 지난 학기 공주대학교는 거의 모든 강의들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각 강의는 교수 재량에 따라 대부분 절대평가로 성적이 산정되었고, 학생들의 전체적인 성적 폭은 상승했다. 그러나 특정 과목에 대해 점수를 낮게 받았다는 학생들의 글이 에브리타임 (학내 익명 커뮤니티)에 다수 작성됐다. 해당 과목은 10점 만점의 ‘수업 활동’ 평가 항목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점수 산정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학생들이 의문을 갖게 된 이유는 두가지다. 우선 중간 및 기말고사와 과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정작 수업 활동 점수는 0~2점을 받는데 그쳤다